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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바람바람바람’의 이성민은 바람둥이 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극단적으로 생각했다. 구렛나루를 기르고, 멋진 양복에 고급 외자차를 모는 인물을 상상했다. 이병헌 감독을 만나보니 상상이 깨졌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를 원했기 때문.
“처음엔 약간 ‘이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촬영하다가 감독이 철저하게 계산을 하고 찍는다는 걸 알게 됐죠. 재능있는 감독이더군요.”
‘바람바람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이병헌 감독의 전작 ‘스물’을 뒤늦게 봤다. 웹드라마도 찾아봤다. 장난기가 느껴졌다. 세계적 거장 우디 앨런 감독의 분위기가 났다.
“혹시 우디 앨런 좋아해?
“눈치 채셨군요(웃음).”
이성민은 이병헌 감독의 엉뚱함이 좋았다. 심지어 연기를 해도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발랄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지 궁금했다. 어처구니 없다는게 느껴졌다.
“체코영화 원작도 찾아봤죠. 그해 체코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웃기지 않았어요. 정극에 가까웠죠. 우리는 경쾌하게 만들었어요.”
원래는 노출장면도 있었지만, 편집에서 뺐다. “내가 안 벗어서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난봉질이 구체적으로 묘사됐다면 후반부가 약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저도 나이 오십이 넘으니까 한계를 알게되고, 겸손해지더라고요. 배우는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가 중요해요. 좋은 캐릭터를 선물받는 것은 배우에게 큰 축복이죠. 이병헌 감독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진 제공 = NEW]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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