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타석에 들어서면 이상할 것 같은데요?”
김현수(30, 두산)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건넨 말이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하고 돌아온 김현수는 비시즌 4년 총액 115억원에 LG행을 택했다. 2006년 두산 육성선수로 프로에 들어와 10시즌 동안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뛰었던 그였지만 시장경제에선 명예보다 돈이 먼저였다. 김현수는 그렇게 두산의 라이벌 팀인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다.
3일 잠실 두산전은 김현수가 LG 유니폼을 입고 두산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시범경기에선 2차례 맞붙은 바 있지만 공식 경기는 이날이 처음. 경기에 앞서 두산 선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 그는 취재진과 만나 “두산은 많은 정이 들었던 팀이다. 타석에 나서면 많이 이상할 것 같다”라고 기분을 밝히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LG 선수다. 이젠 이 팀에 정을 쌓아야한다”라고 활약을 다짐했다.
김현수는 실제로 이날 LG에 정을 쌓을만한 플레이를 다수 펼쳤다. 1회 첫 타석은 2루수 땅볼이었으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내야안타로 두산전 첫 안타를 신고했고, 5회에는 볼넷을 골라 멀티출루를 완성했다. 수비에서는 1-2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 오재일의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 앞에서 점핑 캐치로 없애며 미소 지었다.
하이라이트는 2-4로 뒤진 9회초였다. 8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선두타자 안익훈이 중전안타를 치고 걸어 나갔다. 이어 김현수는 두산 마무리투수 김강률의 떨어지는 133km 포크볼을 공략해 극적인 우월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2호 홈런. 친정팀 두산에 제대로 비수를 꽂은 순간이었다.
비록 경기는 LG의 끝내기패배로 마무리됐지만, 김현수의 9회 투런포는 친정팀에 비수를 꽂기에 충분한 한 방이었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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