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명불허전 잠실 라이벌 매치였다.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은 항상 뜨겁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타이틀 아래 두 팀은 잠실의 진정한 주인을 가리기 위해 잦은 명승부를 펼쳐왔다. 통산 상대 전적은 두산이 336승 304패 17무로 앞서지만, 최근 다섯 시즌은 두산의 41승 37승 2무 근소한 우위였다.
아울러, 이날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수(LG)의 두산 상대 첫 공식 경기였다. LG 감독으로 첫 라이벌을 펼치는 류중일 감독은 “나보다는 김현수가 이번 경기의 느낌이 다를 것이다. 컨디션은 좋은 상태다”라고 말했고, 김현수도 “타석에 들어서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 두산은 정이 많이 든 팀이지만 이젠 LG에 정을 쌓겠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치열했다.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2회 두산이 무사 1루서 양의지의 1타점 2루타와 오재원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먼저 앞서가자 LG는 4회초 선두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마수걸이 홈런으로 추격한 뒤 8회 1사 1, 3루서 대타 이천웅의 적시타로 마침내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2-2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 박건우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타에 3루까지 이동했다. 이어 오재일이 진해수의 118km 커브를 제대로 받아쳐 앞서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산의 승리가 확실시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9회말 선두타자 안익훈이 안타로 출루한 뒤 김현수가 김강률의 133km 포크볼을 들어 올려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때려냈다. 두산이 아닌 LG에게 정을 쌓겠다던 김현수가 친정팀에 확실하게 비수를 꽂은 순간이었다.
정규 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으로 돌입했다. LG가 10회초 김용의의 안타와 박용택, 가르시아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살리지 못했고, 두산 또한 10회말 2사 1, 2루서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마지막에 웃은 건 두산이었다. 11회말 선두타자 류지혁이 안타로 물꼬를 텄고, 김재호의 희생번트에 이어 후속타자 허경민은 사구로 출루해 1사 1, 2루를 만들었다. 최주환은 최성훈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시작부터 치열한 승부를 펼친 잠실 라이벌 매치였다.
[김현수(좌)와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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