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커브를 다시 던지기로 했다."
KIA 한승혁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6.13이다. 강속구 투수지만, 불안정한 투구밸런스로 경기 중 내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 한창 좋은 페이스를 자랑하다가도,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는 등 기복이 심했다.
한승혁도 변화를 시도해왔다. 지난해에는 팔을 탑으로 올리는 시간을 짧게 하고, 팔로우스로우 자세도 간결하게 조정했다. 시범경기서 KIA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구속 157km가 찍혔다. 올 시즌에는 한 동안 거의 구사하지 않았던 커브를 다시 던지기로 했다.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무릎과 사타구니가 아팠다. 재활에 임했고, 시범경기를 건너 뛰었다. 3일 삼성과의 퓨처스리그서 공 6개로 1이닝을 막아내면서 건강 회복을 알렸다. 김기태 감독은 4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한승혁을 불렀다.
1-5로 크게 뒤지자 등판기회가 찾아왔다. 한승혁은 SK 홈런타자들을 잇따라 삼진으로 솎아냈다. 볼넷은 단 1개도 없었다. 4이닝 동안 56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했다. KIA가 4점차 열세를 극복하고 대역전극을 일군 단초가 됐다.
평소와는 달랐다. 건강을 회복하면서, 최상의 투구밸런스를 찾은 듯했다. 제구가 안정적이었다.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동시에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슬라이더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승혁은 "2014년까지는 커브를 던졌다. 이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커브를 던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타자는 나를 상대할 때 빠른 볼을 노릴 것이다. 그럴 때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설령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거나 안타를 맞아도 100% 실패는 아니다. 한승혁은 "볼이 되더라도 타자는 다음 공을 예측할 때 시각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그러면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복귀전 직후 만감이 교차했다. 한승혁은 "잘하고 싶어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다쳐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변화구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직구 하나만 갖고는 힘들다. 투구밸런스가 좋아서 편안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키워드는 꾸준함이다. 보직을 떠나 꾸준히 호투해야 투수로서 가치가 올라간다. 계속 지켜봐야 한다. 타자들도 한승혁의 변화를 연구하고, 대응한다. 한승혁의 업그레이드와 KIA 불펜의 상관관계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꾸준한 한승혁은 무조건 KIA 불펜에 큰 도움이 된다.
한승혁은 "1군 마운드가 그리웠다. 간절했다. 1군에 있는 게 행복하다. 지금 기회를 잘 잡아서 올 시즌에는 최대한 1군에서 오래 던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승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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