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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더유닛’은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를 표면에 내세웠다.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무대가 없었던 이들이 아이돌 유닛으로 재탄생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
이에 이미 데뷔한 아이돌들이 ‘더유닛’의 문을 두드렸다. ‘더유닛’을 통해 7일 유앤비로 정식 데뷔하는 준(유키스), 의진(빅플로), 고호정(핫샷), 필독(빅스타), 마르코(열혈남아), 지한솔(뉴키드), 대원, 기중(IM), 찬(에이스)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누군가는 처음엔 꺼려졌지만 더 큰 꿈을 위해 ‘더유닛’에 합류했다.
“저 같은 경우는 저랑 에이스의 리더인 준 형이 ‘더유닛’에 출연했고 나머지 멤버 3명이 ‘믹스나인’에 나갔어요. 동시에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이례적인 일이긴 한데, 팀을 알리기 위해서였어요. 에이스라는 팀에 이런 사람들이 있고, ‘한 번만 봐주세요’ ‘팀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만큼 간절했고, 저희를 알리고 싶었죠.”(찬)
“공백기 때는 솔직히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좀 있었는데 그 시점에 회사를 옮기게 됐어요. 회사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어서 상황 때문에 (매드타운이) 해체해야하는 상황까지 왔어요. 아직은 가수의 꿈이 있었고, 제대로 무대에서 보여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 끝에 ‘더유닛’에 도전하게 됐어요.”(대원)
“회사에서 어떻게 하겠냐고 해서 저희는 아무거나 다 한다고 했어요. 저희한테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오디션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어요.”(마르코)
“팀으로서도, 저 개인으로서도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저도 나이가 있는 만큼 아이돌로서 언제까지 활동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밑바탕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뭐라도 해야 하는데 그 때 마침 ‘더유닛’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아무리 제가 열심히 하고, 팀을 이끌고 싶고,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도 제가 아무것도 없으니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저부터 잘 되고 보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도전하게 됐어요.”(의진)
“저도 음원을 내고 바로 ‘더유닛’에 출연하게 됐어요. 아이엠(IM) 이름이라도 알려보자는 생각에서 나오게 됐어요.”(기중)
하지만 이미 데뷔했던 인물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데뷔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막막함 등 ‘더유닛’ 출연을 쉽게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처음에 ‘더유닛’이라는 프로그램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솔직히 겁나기도, 무섭기도 했어요. 저희(핫샷) 중 타 프로그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형, 동생이 있어서 자극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 사람들 덕분에 ‘나도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힘을 받아 도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돼요.”(고호정)
게다가 ‘더유닛’은 ‘리부팅’을 내세운 프로그램이었다. ‘더유닛’에 출연한다는 건 스스로 리부팅 돼야 한다고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는 자신에게 자괴감을 안길 수도 있는 일.
“‘더유닛’이라는 프로그램에 진짜 나가기 싫었어요. 나가게 되면 저희가 망한 거라고 인정을 해버리는 거니까… 그게 너무 싫었어요. 유키스라는 팀이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일을 해왔고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저희보다 더 힘들고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 때 반성했어요. 도전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요. 그 때는 자존심 때문에 하기 싫었던 것 같아요.” (준)
“준이 이야기한 것처럼 (데뷔) 연차가 길어질수록 더 나가기 싫어지더라고요. 인정하기도 싫었고. 저는 가수가 하고 싶어서 회사에 들어온 거지 아이돌을 하고 싶어서 들어온 건 아니에요. 그런데 아이돌의 수명은 누가 정하는 건지… 그 기준을 몰랐어요. 저희 나름대로 망했다고 판달 할 수도 없으니 출연 전 걱정을 엄청 많이 했어요. ‘더유닛’에 나가야겠다고 확신했던 건 일단 절 항상 믿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 저희를 기다려 주시는 팬들 그리고 저희들의 재능을 많이 살려주지 못했던 회사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에요. 팬들에게 보답을 해주고 싶었고요. 많은 분들이 빅스타의 재능을 알아봐주시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고 프로그램에 애착도 생겼어요. 그러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필독)
필독은 불안해하고 있을 빅스타 멤버들을 향한 말도 덧붙였다. 그는 “유앤비로 멋있게 활동해 좋은 성과를 가지고 돌아갈게요. (소속사에서) 지금 남아 있는 빅스타 멤버들을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친구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어요”라며 부탁의 말을 전했다.
반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포맷 자체에 불편함을 느낀 경우도 있었다. 누군가를 제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포맷이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았던 것.
“제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안 좋아해요. 서로 싸우고 경쟁하고, 누군가를 짓밟으면서 올라가야 하고, 사람을 순위로 매기는 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보지 않았고요. 원래는 가수를 안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어요. 이걸 안 하면 진짜 후회할 것 같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더유닛’에 출연하게 됐어요.”(지한솔)
지한솔은 걱정과 달리 ‘더유닛’의 경우 따뜻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고 회상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모인 만큼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했다고.
“제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타 오디션 프로그램은 센터 전쟁도 있잖아요. ‘더유닛’을 하며 많이 느꼈던 건 서로 욕심을 내는 것 보다 배려를 많이 했다는 거예요. 저희는 트러블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이게 서바이벌인가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합숙 생활을 했어요. 제가 팀 복이 좋은 것일 수도 있는데, 모든 팀마다 트러블이 거의 없었고 서로를 배려했어요. 그게 다른 서바이벌과 다른 점 같아요.”(지한솔)
“상처를 한 번씩 받아본 친구들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KBS가 공영 방송이기 때문에 따뜻하게 편집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도 따뜻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유앤비가 뿜어내는 에너지의 색깔도 ‘더유닛’의 연장으로 따뜻하고, 간절하고, 희망적인 부분들이 있지 많을까 싶어요.”(필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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