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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조쉬 린드블럼(31)이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에이스로 무르익어가고 있다.
최근 7년간 두산의 에이스는 더스틴 니퍼트였다. 니퍼트는 지난 2011시즌 두산에 입단해 7시즌 동안 185경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남긴 부동의 1선발이었다. 그런 두산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니퍼트와 재계약하지 않고 롯데 출신의 린드블럼을 영입하는 변화를 택했다.
린드블럼 역시 롯데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경험이 있으나 니퍼트의 그림자를 지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풍부한 KBO리그 경험과 이닝이터의 면모를 인정받은 그였지만 “니퍼트는 전혀 내가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특별한 존재였다. 난 여기서 내 기량을 펼치며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 시즌 출발까지 불안했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 받으며 야심차게 3월 24일 잠실 삼성전에 나섰지만 4⅓이닝 4실점 조기 강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패전투수가 됐고 팀도 개막전 6연승에 실패, KBO리그 개막전 최다 연승 신기록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지난달 30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그리고 이날 잠실 NC전에서 기세를 이어 에이스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이닝을 차근차근 늘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회 1사 후 노진혁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고, 3회 2사 3루 위기에선 노진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에는 선두타자 이종욱의 2루타에 이어 신진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으나 박민우-노진혁의 테이블세터를 범타 처리, 곧바로 평정심을 찾았다.
이날의 오점은 6회에 허용한 홈런이었다. 2-1로 앞선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1사 2루서 박석민에게 역전 투런포를 헌납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결정구로 포크볼을 택했지만 공이 떨어지지 않고 가운데로 몰렸다.
하지만 타선의 6회말 역전으로 다시 승리 요건이 갖춰진 상황. 이날의 백미는 7회였다. 투구수가 94개에 달한 린드블럼은 7회에도 마운드에 씩씩하게 뛰어 올라갔다. 선두타자 김성욱에게 평범한 내야뜬공을 유도했지만 2루수 오재원이 이를 놓치며 의도치 않은 무사 1루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린드블럼은 굳건했다. 정범모-박민우-노진혁을 3연속 삼진으로 잡고 포효했다.
린드블럼의 이날 기록은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기분 좋은 2연승 행진을 달렸다. 공교롭게도 두산을 떠나 kt로 향한 니퍼트는 컨디션 난조로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일단 린드블럼이 두산에서 니퍼트의 그림자를 서서히 지워가는 건 확실해 보인다.
[조쉬 린드블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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