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추창민 감독이 6년 만에 영화 '7년의 밤'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지난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로 천만 신화를 쓴 뒤 처음 내놓은 작품.
특히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닌 영화로 컴백, 눈길을 끌었다. '마파도'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까지 늘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감동 드라마를 선보여왔다.
'광해'의 대히트 이후 어떤 심경 변화가 있었을까. 추창민 감독은 "'광해'의 성공으로 그 뒤엔 이와 비슷한 류의 작품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 그걸 피하고 싶었다"라며 "난 자기복제가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 그래서 그동안 잘 안 했던 쪽으로 가보고 싶은 생각이 컸다. 따뜻한 작품이 아닌 결이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첫 스릴러물 도전에 나선 것. 그렇지만 '7년의 밤'은 무척이나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동명의 원작이 '영화화가 가장 기대되는 소설 1위'라는 폭발적인 관심과 탄탄한 서사라는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하기 때문. 제안을 고사할 만큼 깊은 고심 끝에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사로부터 제안을 받고 원작을 읽었어요. 굉장히 재밌게 봤지만 제가 영화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나도 어려운 작품이었죠. 뛰어난 심리 묘사를 배우들이 연기로써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감독인 저도 이 소설을 영상으로 표현해내 관객들을 설득시킨다는 게 쉽지 않겠더라고요. 활자를 구현해낼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결국 추창민 감독은 "전작 '광해'가 준 마일리지를 써보자, 용기를 내서 도전하게 됐다"라며 굳은 결심을 내렸다.
"소설을 여러 번 읽으면서 마음이 바뀌었죠. 사이코패스인 오영제 캐릭터를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면서 욕을 얻어먹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소설을 읽은 독자분들에겐 배신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스크린으로 표현한다면 관습적인 사이코패스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사랑의 결핍'을 부여한 것이에요. 오영제가 100을 가졌지만 부족한 1개 때문에 피폐해진 것이라고 해석했어요. 악행은 결국 결핍에서 나오는 것이라고요."
섬세한 스토리텔링의 대가답게 각색 작업에만 2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붓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남다른 작품성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개봉을 미룰 정도였다.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덕에 "보는 동안 원작을 잊어버릴 만큼 압도적이다"라는 원작자 정유정 작가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원작 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의 '7년의 밤'을 완성해낸 추창민 감독이다.
추창민 감독은 "'7년의 밤'은 최현수(류승룡) 같이 아주 어리석은 사람이 가장 처절하게 운명과 싸운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 번쯤 고민해봤으면 싶은 게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만 그게 어쩌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최현수를 향해 함부로 손가락질할 수 없다고 본다.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지도 않고 과연 함부로 말할 자격이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공들인 '7년의 밤'이 만족스럽냐고요? 만족감을 떠나서 여한이 없어요. 정말 최선을 다해 만들었답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