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아쉬웠던 블론세이브를 뒤로 하고 다음날 보란 듯이 세이브를 챙겼다.
LG 마무리투수 정찬헌은 이틀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12일 잠실 SK전에서는 2-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했지만 1이닝 3실점이란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팀이 5-4로 역전승을 거둬 다행이었다.
공교롭게도 다음날인 13일 잠실 KT전에서도 LG는 9회초에 마무리투수를 투입해야 했다. 겨우 3-1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주저 없이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아직 풀타임 마무리투수 경험이 없고 전날 블론세이브를 저질렀지만 고민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 본인이 전날의 충격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아 그 부분이 걱정이 됐다. 류 감독은 그래서 마운드에 오르는 정찬헌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했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블론세이브를 했던 경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마디 해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류 감독은 정찬헌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 "아무리 한번 맞았다고 (김)지용이를 9회에 올렸다면 (정)찬헌이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벤치에서 날 믿지 못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라고 그 이유를 말했다.
"(임)정우가 올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그래서 찬헌이를 마무리로 가야 하니 블론세이브가 나와도 믿고 맡겨야 한다"는 류 감독은 올해 정찬헌을 마무리투수로 낙점한 배경에 대해 "찬헌이가 지용이보다 볼이 좀 더 빠르다. 마무리투수는 볼 스피드가 빨라야 하고 삼진을 잡는 구종이 있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벤치의 믿음 속에 다시 세이브 본능을 되찾은 정찬헌. 시즌 첫 3연승을 마크한 LG가 이를 계기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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