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강민호(33, 삼성)가 정든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포철공고 출신의 강민호는 지난 2004년 롯데 2차 3라운드로 프로에 입단했다. 첫해 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경험을 쌓으며 그는 롯데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2013시즌 종료 후 당시 최고 금액이었던 7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2015년엔 좋은 짝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 강민호에게 롯데는 그만큼 특별한 팀이었다.
그런 강민호가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택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 잔류가 아닌 4년 80억원에 삼성 이적을 택한 것. 강민호는 롯데에서의 14시즌을 마무리하고 사자군단의 안방마님이 됐다.
지난 17일은 강민호가 삼성 이적 후 처음으로 사직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그는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기장 먼저 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으로 향해 인사를 나눴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해 앤디 번즈, 김문호, 이대호 등 옛 동료 및 코칭스태프를 차례로 만나 농담을 건네며 반가움을 표현. 이후 첫 타석에선 그 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롯데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인사하며 예의를 표했다. 롯데 팬들은 환호로 강민호의 인사에 화답했다.
강민호는 첫 사직구장 방문에 대해 “항상 출근길이었던 사직구장을 원정으로 오다보니 처음에 기분이 남다르긴 했다”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강민호의 이날 전까지 최근 5경기 16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빠져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을 늘리고, 경기 전 방송사 및 언론사 인터뷰도 고사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첫 타석이었던 2회 1사 1루서 3루수 땅볼에 그쳤고, 4회엔 선두타자로 나와 1B2S에서 옛 동료 레일리의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4-0으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서 레일리의 바깥쪽 투심을 밀어 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낸 것. 친정팀을 상대로 긴 침묵을 깬 순간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찬스를 연결하고 싶었다. 공이라도 맞추자는 심정으로 쳤는데 코스가 좋아 운 좋게 안타가 됐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민호는 이후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롯데와의 첫 만남을 마무리했다. 이날 기록은 5타수 1안타 2타점. 다소 저조한 활약이었지만 5경기 만에 안타가 나온 건 분명 고무적이었다. 또한 수비에선 안정적인 리드로 리살베르토 보니야의 첫 승을 견인했다.
강민호는 경기 후 “기분이 묘했지만 경기 돌입 후엔 똑같은 야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강민호(첫 번째), 사직구장에서 롯데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강민호(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부산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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