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무사 만루 위기에 마운드에 선 투수의 기분은 어떨까. 아웃카운트는 1개도 없는데 루상엔 주자들로 가득하다. 아마 투수가 느낄 수 있는 최대의 압박감이 온몸을 휘어감고 있지 않을까.
특히 아직 1군 무대에서 검증을 완료하지 못한 신예 투수라면 그 압박감은 더 할 수 있다. 그런데 한화 우완투수 박상원은 달랐다.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박상원은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마침 타석엔 김재환이 등장했다. 결과는 예상 밖의 2루수 병살타. 탄력을 받은 박상원은 박세혁을 삼진으로 잡고 만루에 있는 주자들을 꽁꽁 묶었다.
그러자 박상원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일종의 세리머니였다. 다음날인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상원은 "나도 모르게 액션이 나왔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던 심정에 대해 묻자 "전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무사 만루라 점수를 주지 않고 막으면 가장 좋지만 줄 점수는 주고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나보다 (최)재훈이 형이 두산 타자들을 잘 알고 있어서 사인을 내면 믿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박상원은 벌써 홀드 4개를 챙기고 있는 것에 대해 "마운드로 나갔을 때 나에게 주어진 임무와 상황을 잘 해결하고 내려오는 게 중요하다. 개인기록은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자신의 피칭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도 궁금했다. 박상원은 "현재 70~80% 정도 만족한다. 아직 제구력이 정교하지 못해 완성되지 않았다"면서 "경험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화의 돌풍엔 불펜이 중심에 서있다. 정우람, 송은범, 안영명 등 고참 투수들의 분전에 박상원, 서균, 박주홍 등 신예 선수들의 활약이 어우러지고 있다.
박상원은 불펜을 이끄는 형님들의 분전에 대해 "형들이 워낙 잘 던지고 있는데 우리가 이닝을 더 가져가서 분담해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라고 팀의 전력이 두꺼워질 수 있도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다짐했다.
한용덕 감독도 "기존의 선수들이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잘 해야 한다"라면서 "박상원이 주어진 상황을 이겨내면서 앞으로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한화의 미래가 쑥쑥 자라고 있다.
[박상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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