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의 '사인 훔치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LG와 KIA의 시즌 5차전이 열린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LG는 1루 덕아웃에 'KIA 구종별 사인'이라 써있는 종이를 게재했다. 그 내용은 너무 상세했다. 몸쪽, 바깥쪽 사인부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까지 구종에 따른 사인까지 적혀 있었다.
'사인 훔치기' 논란이 일자 LG 구단은 "전력분석팀에서 정보 전달을 하는 내용 속에 주자의 도루시 도움되기 위해 관련 내용이 있었던 것인데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다. 향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KBO 리그 규정에는 '제 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가 명시돼 있다.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LG가 내놓은 입장을 다시 보면 벤치에서 주자나 타자에게 전달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한 것이기에 이러한 정황이 포착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따라서 LG가 KBO로부터 어떤 징계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징계 여부를 떠나 LG는 논란이 될만한 일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다. 이른바 '커닝페이퍼'가 공개된 장소에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덕아웃은 선수단이 출입하는 공간이지만 언론 보도로 알려질 정도면 공개된 장소라 하는 것이 맞다. 선수들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덕아웃 통로에 붙여진 종이를 볼 수 있었다. 사전에 숙지를 하는 것보다 더 편한 길을 택했다.
아무리 야구가 '정보전'이라지만, 만약 이것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음에도 버젓이 덕아웃에 게시된 것은 '어떻게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만연한 승리 지상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LG는 KIA에게 2경기를 모두 내줬다는 사실이다. 처벌의 근거가 나타날지는 알 수 없어도 도덕적인 비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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