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번트 지시하기가 쉽지 않다."
NC는 18일 고척 넥센전서 넥센 선발투수 최원태에게 크게 고전했다. 8회 1사까지 22명의 타자가 잇따라 범타 혹은 삼진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준석이 최원태의 퍼펙트와 노히트를 동시에 깨는 우월 2루타를 날렸다.
모창민의 중전안타로 1사 1,3루 찬스. 타석에 노진혁이 들어섰다. 초구에 1루 방면으로 스퀴즈 번트를 댔다. 3루 대주자 이재율이 결승득점을 올렸다. 최원태는 퍼펙트와 노히트가 깨진 뒤 승리투수까지 놓쳤다.
노진혁이 번트를 잘 댔다. 최원태가 몸 밸런스를 잃은 채 타구를 겨우 잡을 정도로 코스가 좋았다. NC 타선은 이후 최원태에게 또 다시 9회초까지 막혔다. 노진혁의 스퀴즈 번트가 그만큼 결정적이었다.
더 놀라운 건 19일 경기를 앞둔 김경문 감독의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작전이 아니었다. 선수들끼리 사인을 주고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그런 상황(절체절명의 승부처)서 감독이 번트를 지시하는 게 쉽지 않다. 붕 떠서 아웃(번트 실패)되는 것만큼 속상한 게 없다"라고 말했다.
번트는 고급기술이다. 배트를 눈 가까이에 대고 서서 투수의 공을 정확히 맞혀 느리게 굴려야 한다. 두려움을 이겨야 하고, 방향도 중요하다. 그것도 3루 주자의 득점이 걸린 스퀴즈 번트였다. 노진혁은 김 감독의 지시 없이 스스로 결단을 내렸고, 대성공을 거뒀다.
김 감독의 지시가 없었던 증거가 있다. 그는 "3루 주자의 스타트가 조금 늦었다"라고 말했다. 벤치에서 스퀴즈번트 사인이 나가면, 3루 주자는 무조건 홈으로 자동 스타트다. 그러나 이재율은 노진혁, 3루 베이스 코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빠른 발로 득점을 올렸으니 제 몫을 100% 해냈다.
김 감독은 벤치의 작전지시에 따른 선수들의 수동적 움직임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견해다. 그는 "선수들끼리 사인도 내고,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스퀴즈뿐 아니라 히트&런도 마찬가지다. 선수들끼리 사인을 정해서 해보라고 한다. 나는 몰라도 베이스 코치들이 선수들의 작전을 알고 있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간의 사인 교환 및 작전구사의 효과는 분명하다. 직접 야구를 하면서 벤치 입장까지 대변, 야구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은 노진혁을 두고 "알아서 결정했다. 정말 잘한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구체적으로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찬스에서 무조건 치기만 하라고 하면 실수를 한다. 중요한 상황서 못 치면 어쩌나 싶었을 것이다. 첫 스윙을 하는 걸 보면 대충 판단이 되는데, 노진혁이 판단을 잘했다"라고 또 다시 격려했다.
결국 NC는 18일 넥센전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모처럼 따낸 2연승이 더욱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19일 경기서는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면서 선수들끼리 사인을 주고 받고 이행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노진혁(위), 김경문 감독과 NC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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