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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2회까지 방송을 공개했으나 20일 온라인상에서 거세게 논란이 일고 있다. 며느리를 대하는 시댁식구들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회에서 논란이 된 건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에게 시아버지가 제왕절개 대신 자연분만을 강요한 장면이다. 의사가 산모의 건강 때문에 제왕절개를 제안한 것인데도 며느리보다 태어날 손주 생각만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고부갈등을 다룬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웃음기를 뺀 교양프로그램인 탓에 소위 시집살이의 모습들이 '현실적이다', '충격적이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지난 10일 기자들을 불러 연 사전 시사회에서도 방송 내용의 자극성 때문에 취재진도 시청자들의 반응과 대동소이했다.
다만 비연예인인 시댁식구들을 향한 비난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있다.
며느리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며 시댁식구들의 입장은 충분히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는데, 사실 이같은 우려는 시사회 때 지적 나온 부분이다.
당시 제작진은 시댁의 부정적 면만 일방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그렇게 비쳤다는 게 죄송스럽다"며 "서열과 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보고 싶었고, 그 본보기로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제작진에 따르면 출연자 섭외 당시 시댁식구들에게 방송의 편집 방향을 상세하게 밝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탓에 기자시사회 때에도 제작진은 "섭외 때 큰 거부감 없었다"면서도 시부모들의 방송 후 반응이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제작진은 시댁식구들과 남편이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변화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2회까지 나간 상황에서 오히려 논란만 커지는 꼴이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도 기자시사회 때 지적 나온 부분인데, 당시 제작진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제작진은 "결혼을 남자도 여자도 준비가 안된 상태로 간다. 환상만 갖고 간다"며 "도사린 암초들을 못 보고 가서, 알고 가면 피해가거나 방법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혼은 사랑이 아니고 현실"이라며 "교육용 자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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