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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온주완의 뮤직쇼’ DJ 온주완이 청취자들과 아쉬운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26일 오후 KBS 쿨FM ‘온주완의 뮤직쇼’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은 ‘뮤직쇼’를 이끌어 온 DJ 온주완의 마지막 생방송. 온주완은 오는 29일 방송을 끝으로 ‘온주완의 뮤직쇼’에서 하차한다.
이날 온주완은 “살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죠? ‘아이 못봤다칠래’, ‘안 갔다고 생각할래’. 그러다가 나중엔 ‘나도 진짜 모르겠다!’ 하고 생각을 놓아버리게 되기도 한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에 내가 있었던 걸 부정하고 싶을 때 그런 말이 쏟아진다. 오늘 여기 오는 길 제 마음이 그랬다. 하지만 이 말은 꼭 드리고 싶어서 왔다. 오늘까지는 저 온디가 여러분들 안아드리겠다. 대신 제가 자리를 비우면 위로 받지 못했던 세상에서 꼭 위로 받고 오신다고 약속해달라.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두 시간 오늘도 같이 하도록 하겠다”는 오프닝 멘트로 문을 열었다.
이후 온주완은 “이번주 일요일까지 방송된다. 생방송으로는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다. 그래서 오늘은 프로그램 시작하는 오프닝 멘트도 직접 써봤다. 사실 새벽 늦게까지 잠을 못 잤다. 생각이 많아지면 글을 쓰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어젯밤에는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밤새 적어가며 생각을 정리해봤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고 털어놨다.
방송에서 하차와 관련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온주완. 그는 동료 연예인들이 응원을 해줬다고 밝혔다. 온주완은 “어제 김미숙 선배님이 저한테 그러더라. ‘너답게 해 주완아. 이별도 너답게’라고 하셔서 ‘알겠습니다. 나답게 하고 올게요’ 그러고 나왔다. 유인나 씨도 ‘괜찮다’고 ‘좋은 DJ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해줬다. 수영, 상엽 씨도 응원해주셨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토닥토닥 받았다”고 전했다.
온주완은 처음 라디오 DJ를 시작할 때를 되돌아봤다. “라디오 같은 라디오를 하고 싶었다”는 온주완은 “내가 고등학교 때 들었던 토닥토닥하는 느낌, 이슈가 아니라 일상 같은 라디오를 하고 싶었다”며 “정성들여 고른 음악, 이야기만으로 꽉 차는 라디오를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잘 해낸 것 같다”고 자신을 토닥였다.
이날 ‘생각의자’ 코너는 첫방송 때와 마찬가지로 청취자가 아닌 온주완이 꾸몄다.
온주완은 “어제 1년 동안의 매일매일 2시간을 돌아봤다. 처음에는 목적이 있었다. 나라는 사람의 목소리, 음악으로 많은 사람에게 행복함을 드리겠다는. 그런데 그 목적이 제 예상 궤도에서 벗어났다. 어느 순간 행복한 사람으로 지내고 있었다. 하루 중에 가장 많이 웃고, 얘기하고 그런 시간이었다. 그게 쌓여서 1년이 다 돼 간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여러분께 이별을 고해야할 때 혼자 집에서 제 탓을 많이 했다. ‘난 왜 이렇게 덩치가 작지?’, ‘내가 DJ로 뭐가 부족했지?’, ‘이별이 다가오는 걸 왜 알아채지 못했지?’. 그런데 이제 그런 생각 안 하려고 한다. 며칠간 여러분이 절 진심으로 안아주는 걸 느꼈다. 그래서 생각이 바뀌었다. 또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사랑해야지’, ‘믿어야지’. 그 시간이 꼭 올 거라는 거. 이렇게요”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온주완은 자신이 슈퍼맨이 되어 DJ석에 앉아있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다 털어놓으라 말하면서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청취율이 뭔지!’라고 속상해하는 청취자에게는 “아니다. 우리 청취율 괜찮았다. 청취율 때문에 그런 거 아니다. 그런 오해 하지 말라”며 청취율 때문에 DJ에서 하차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온주완은 자신과의 헤어짐을 슬퍼하는 청취자의 사연을 읽은 후 “저도 아마 4시 되면… 3시쯤 되면 우리 식구들 만나러 가볼까 하고 출발을 며칠 할 것이다. 준비를 하다가… 그러다가 다시 이렇게… 그러겠죠”라며 감정이 복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생방송을 맞아 3~4부는 온주완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온주완은 자주 가는 곳을 묻자 “저는 일단 집 근처에 머물고 있다. 힌트를 드리자면 성수동, 압구정. 이 정도다. 세 군대도 안 가는 것 같다. 서울숲. 그 정도 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온주완이라는 예명이 지어지게 된 과정을 밝히는가 하면 청취자의 잘생겼다는 말에 “겸손 떠는 게 아니라 정말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파도파도 나는 매력? 웃을 때 귀엽고 키도 크고 어깨도 벌어졌다”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는 “저랑 대화가 통해야한다 일단. 제가 애교가 많다. 그래서 애교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이상형은 예전에야 예쁘고, 귀엽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 36살인데 혼자인데 결혼도 못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야 싶더라. 이상형에 너무 묶여 있지 말아라. 좋아하면 이상형이 된다”고 답했다.
한 청취자는 온주완에게 ‘온주완의 뮤직쇼’를 진행하며 언제가 가장 뿌듯하냐고 물었다. 이에 온주완은 “저는 1년 동안 잘 했다라고 느꼈던 게 이 방송사 사정으로 파업했던 때가 있다. 그 때 제가 이 자리를 지켰던 게 뿌듯했다. 그 때 참 잘했다 싶다. 그 때 방송사 사정도 있었고, 드라마 찍느라 시간도 쫓기고 있었고. 그런데 버티고 지나가고 나니까 이 자리가 가장 행복했구나, 그리고 저 밖에 앉아 있는 사람의 미소를 보기 위해 내가 이렇게 버텼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때 가장 뿌듯했다. 그리고 지금도 뿌듯하다”고 답했다. 이어 온주완은 노래가 나가는 사이 휴지로 눈물을 닦아내고 심호흡을 하며 울컥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청취자들의 이별 인사를 읽으며 온주완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울먹이며 노래를 소개한 온주완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사이 잠시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 마음을 추스리기도. 스튜디오를 깜짝 방문한 절친 이상엽이 온주완을 포옹하며 위로했다.
방송 말미 온주완은 “클로징이 비어있다”며 “이 말은 꼭 해야 한다”며 벅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후 온주완은 고마운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청취자분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겨우 눈물을 참아가며 “감사합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편 온주완은 지난해 5월 15일부터 ‘온주완의 뮤직쇼’의 DJ를 맡아 1년여간 청취자와 만나왔다.
[사진 = KBS 쿨FM ‘온주완의 뮤직쇼’ 보이는 라디오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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