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는 지독하게도 홈런과 인연이 없는 팀이다. 팀 역사상 30홈런을 기록했던 타자는 이병규(1999년)와 찰스 스미스(2000년) 뿐이다. 그나마 스미스도 2000시즌 중반 LG에 합류하면서 거둔 기록이라 의미가 희미하다.
해마다 20홈런 타자를 구경하기도 어려웠다. MBC 청룡 시절엔 프로 원년인 1982년 '4할 타자' 백인천이 19홈런을 터뜨린 것이 최다 기록으로 20홈런 타자는 전무했다. LG로 변신한 후 1992년 마침내 창단 첫 20홈런 타자가 배출됐는데 김동수와 송구홍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동수는 1998년에도 20홈런을 기록해 LG 역사상 유일하게 두 시즌 이상 20홈런을 친 선수로 남아 있다. 좌타자 첫 20홈런은 1994년 김재현(21홈런)이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LG가 20홈런 타자를 두 명 이상 배출한 시즌이 딱 3차례 뿐이었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다. 1992년 김동수(20홈런), 송구홍(20홈런), 1999년 이병규(30홈런), 김재현(21홈런),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26홈런), 오지환(20홈런)이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창단 후 처음으로 '20홈런 3인방'을 배출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이제 5월이 시작한 지금, LG는 20홈런을 칠 수 있는 후보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팀내 홈런 1위인 유강남은 홈런 8개로 생애 첫 20홈런을 조준하고 있다. 이미 지난 해 홈런 17개로 차세대 우타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준 유강남은 잠실구장의 가운데 담장도 넘길 수 있는 파워를 심심찮게 과시하고 있다. 그가 터뜨린 8개 중 2개가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유강남의 뒤를 잇는 양석환은 홈런 7개로 역시 20홈런 이상 칠 수 있는 페이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해 홈런 14개를 터뜨린 양석환은 "언젠가 20홈런은 꼭 쳐보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 1~4호 홈런은 좌투수에게만 터뜨리면서 '좌완 킬러'로만 한정되는 듯 싶었지만 5~7호 홈런은 우투수와 언더핸드를 공략한 것이라 '풀타임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4번타자 역할을 떠맡고 있는 김현수는 두산 시절이던 2015년 홈런 28개를 터뜨렸던 선수이기에 걱정할 부분이 없다. 올해도 홈런 6개로 20홈런은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LG 감독은 팀 홈런 개수가 증가한 것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홈런을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신중한 스탠스를 취한다. 그러나 LG 타선은 류 감독의 믿음 속에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선발 라인업이 고정되면서 타자들의 기량도 꽃을 피우고 있고 이는 타선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어느 타순에서도 흔들림 없는 타격을 보여주는 김현수의 가세는 외국인타자를 영입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항상 장타력에서 고전하던 LG에게도 봄날은 찾아올 것인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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