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LG의 2루 자리는 어쩌다 블랙홀이 됐을까.
LG는 지난 2일 극약처방을 내렸다. 줄곧 주전 2루수로 나섰던 강승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강승호는 공격과 수비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타율은 .191에 그쳤고 실책은 7개를 쏟아냈다.
하지만 LG의 더 큰 문제는 강승호보다 나은 2루 자원이 없었다는 점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박지규를 1군에 등록했지만 강승호에 비해 우위에 있는 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실제로 류중일 LG 감독이 "둘 다 타격과 수비 모두 비슷하다"라고 차이점을 말하지 못할 정도였다.
류 감독은 "일단 박지규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속은 타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박지규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거푸 어설픈 플레이를 보였고 이는 LG가 추격의 동력을 잃은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LG가 0-2로 뒤지던 5회말 1사 1,3루 위기. LG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칠 찬스가 찾아왔다. 최재훈이 평범한 3루 땅볼을 친 것. 3루수 양석환은 2루에 송구했지만 2루수 박지규가 이를 단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이 틈을 포착한 3루주자 이성열이 홈플레이트로 파고들자 박지규가 급히 포수에게 송구했으나 결과는 세이프였다.
7회말에도 엉성한 수비가 나왔다. LG가 3-4로 뒤진 7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양성우에 우전 안타를 맞았는데 2루주자 이용규가 홈으로 들어오긴 어려웠다. 그런데 이때 중계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박지규가 송구를 놓치는 사고를 쳤다. 그렇게 이용규가 공짜 득점을 했고 결국 LG는 7회말에만 4점을 뺏기며 3-7로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박지규는 아직 1군에서 뛸 준비가 덜 된 것 같았다. 5회초에는 좌전 안타를 치고도 무리하게 2루로 뛰다 태그아웃되기도 했다.
류 감독은 2루수 자리에 대해 "9번타자로서 상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수비만 안정감 있게 해주면 주전으로 나갈 수 있다"라고 많은 역할을 기대하지 않음을 이야기했지만 이마저도 수행할 수 있는 2루수를 확보하지 못한 듯 하다.
[박지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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