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불펜투수 윤길현(35)이 26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와 SK의 시즌 6번째 맞대결이 열린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롯데가 3-5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3루서 조원우 감독이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이명우에 이어 올라온 투수는 지난 3일 1군에 처음 등록된 윤길현. 지난해 8월 15일 사직 두산전 이후 262일만의 1군 등판이었다.
윤길현은 대타 최승준을 만나 2B1S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시속 144km 직구와 133km 슬라이더로 연달아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왔고, 여기에 장기인 슬라이더를 곁들였다.
윤길현은 지난 2016시즌에 앞서 4년 총액 38억원(연봉 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지만 두 시즌 동안 소위 ‘먹튀’라는 오명에 시달려야했다. 첫해 고관절 부상과 자신감 하락 속 62경기 7승 7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6.00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으로 40경기 1승 4패 13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남긴 채 8월에 시즌을 마감했다. 연봉에 걸맞지 않는 2년이었다.
사실 윤길현의 올 시즌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진 않았다. 어깨 부상 여파로 인해 대만 카오슝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고, 3월이 돼서야 하프피칭에 돌입하며 남들보다 시즌 준비가 늦었다. 당시 조원우 감독은 “컨디션에 기복이 잦으며 올라오는 페이스가 더디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던 터.
윤길현은 재활과 훈련을 거쳐 4월 18일 퓨처스리그 LG전에서 처음 실전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 이후 기복이 거듭되며 1군 복귀가 늦어지는 듯 했지만 4월 27일과 29일 화성전에서 연달아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고, 구승민이 우측 늑골에 부상을 입으며 지난 3일 1군에 처음 등록됐다.
롯데 입장에서 윤길현은 반드시 재기를 이뤄내야 하는 선수다.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 든든한 필승조로 활약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기복이 잦았다. 이제는 38억원에 걸맞은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줄 때가 됐다. 여기에 최근 허리의 핵심 전력이던 박진형이 구승민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진명호, 오현택 등이 호투 중이지만 이들에게만 뒷문을 맡기기엔 과부하가 우려된다. 선발투수 직후에 나올 마땅한 투수도 없는 상황.
그런 점에서 윤길현의 전날 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은 짧지만 희망을 제시했다. 일단 윤길현은 당분간 타이트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전 감각을 회복할 전망이다. 조원우 감독은 “현재로서 부담 가는 상황에 등판하긴 쉽지 않다. 구승민의 역할을 대신하되, 여유로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릴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윤길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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