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잘 하는 선수가 주전이죠."
최근 넥센 라인업은 조금 낯설다. 시즌 초반 주전으로 뛰었던 타자 4~5명이 부상으로 빠져나가고 없다. 장정석 감독도 "작년에도 이런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서건창이 3월 31일 대구 삼성전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정강이 뼈를 다쳤고, 4월 12일 고척 두산전서 박병호가 타격 후 종아리를 다쳤다.
최근에는 세 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김민성은 지속적으로 좋지 않았던 발 뒤꿈치 통증이 심해면서 2일 창원 NC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5일 수원 kt전 대타로 복귀했다. 마이클 초이스는 창원 원정 도중 택시에서 내리다 문에 왼 약지를 다쳤다. 결국 이번주에 단 1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외야수 고종욱은 3일 창원 NC전서 이종욱의 파울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어깨를 펜스에 부딪혀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1개월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주전들의 이탈이 이 정도라면 엄청난 손실이다.
그러나 정작 넥센은 지난주 최악의 타격 슬럼프를 딛고 반등하는 모양새다. NC 원정 3연전을 2승1패로 마쳤고, kt와의 주말 원정 3연전 중 첫 2경기를 잡으면서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최근 5경기 4승1패 상승세. 패했던 2일 경기서도 8점을 뽑아냈다.
백업멤버들, 플랜B의 반란이다. 새로운 세력들이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전반적으로 흐름이 확 살아났다. 부상자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게 큰 타격도 없다. 이 흐름 역시 언젠가는 내려가겠지만, 그 후에는 부상자 복귀 가능성이 있다.
내야에선 장영석, 송성문, 김혜성, 외야에선 김규민이 눈에 뜬다. 이들은 5일 수원 kt전서도 모두 1~2안타를 때리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전까지 장영석은 최근 10경기 타율 0.306, 김규민이 6경기 타율 0.462를 때렸다.
특히 김규민은 이날 3회 더스틴 니퍼트의 바깥쪽 유인구에 엉덩이를 쭉 빼고 방망이만 툭 건드려 좌전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공이 잘 보이고 컨디션이 좋다는 방증이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소화한 뒤 1군에서 기회를 얻자 유감없이 존재감을 발휘한다.
결국 이날 넥센 타선은 시즌 세 번째 선발전원안타를 터트렸다. kt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무너뜨리고 3연승을 내달렸다. 4회 상대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5득점 빅이닝으로 연결, 낙승했다. 장영석은 3안타를 날렸다. 김혜성과 송성문도 2안타 2득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있다. 김혜성은 서건창 대신 2루수로 나서다 4일 경기서는 유격수 수비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덕분에 김하성이 그날 3루수로 나서며 수비 부담을 약간 덜어냈다. 4번 타순 복귀 이후 타격 페이스가 살아났다. 이날 역시 홈런 한 방을 때렸다. 김규민도 외야와 1루를 병행할 수 있고, 송성문도 내야 두 포지션 이상 소화 가능하다. 이날 3루수로 출전, 괜찮은 수비력을 보여줬다.
마침 박병호가 복귀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SK와의 퓨처스리그서 두 차례 타격에 임했다. 6일에는 수비까지 소화한 뒤 빠르면 8~10일 한화와의 홈 3연전 중 한 경기서 1군에 복귀할 수도 있다. 장 감독도 "아무래도 병호와 건창이가 있는 것과 없는 건 다르다"라고 말했다. 김민성도 이날 대타로 복귀해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타선 운용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장 감독은 "지금 김규민이나 장영석이 잘해주고 있다. 감독은 잘하는 선수를 주전으로 써야 한다. 이 선수들이 계속 잘하면 감독으로선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장영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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