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그룹 2PM 겸 배우 황찬성은 뮤지컬 '스모크'에서 이상으로 분했다. 천재 시인 이상의 연작 시 '오감도(烏瞰圖) 제15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작품에서 황찬성은 나이는 27세지만 14살에 머물러 있는 순수한 해 역을 맡아 이상이 됐다.
실존 인물을 다루지만 가상의 이야기를 그리는 만큼 연기적으로도 많은 이해도가 요구된다.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게 고민하고, 이해하기를 반복하면서 한층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황찬성은 "사실 이 작품은 추정화 연출님 해석으로서 만들어진 작품이지 않나"라며 "그렇다 보니까 사람마다 그에 대해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이상의 성격을 해석해줄 수 있을만한 설명은 못 찾았고, 연출님이 설명해주신 것을 토대로 본 이상을 생각했다"며 "연출님 설명을 토대로 본 이상이라는 분은 겉으로 되게 유쾌하고 밝고 위트 있는 사람이다. 본인 작품에도 그런 것을 다 녹여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 초, 홍처럼 아픔을 가득히 안고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아픔들이 조금 제가 느끼기에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죠. 맨 처음 봤을 때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이 움직이는 부분이 있었어요."
황찬성이 이상에게서 느낀 공감은 무엇일까? 그는 "사실 질타를 받는 부분에 있어서 어떤 노력이나 나에 대한 무언가에 대해 알아주지 못할 때, 혹은 완벽하게 부정당할 때의 그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감이 된다"고 털어놨다.
"저는 사실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 표현하는 직업이잖아요. 연기를 하고 곡을 쓰고 무대에 선다고 해도 어쨌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일을 하죠. 그런데 그것들이 부정 당하는 순간이 오면 제 자신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상 시인 만큼의 고통을 느끼진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 분이 어떤 고통을 느꼈을 거라는건 예상, 상상이 되죠."
같은 아티스트로서 자신과 이상의 닮은점을 찾은 황찬성. 그러나 "여전히 이상 시인의 작품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솔직한 고백을 했다.
그는 "예를 들어 '거울'이라는 시를 봤을 때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는 굉장히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며 "완전 타자의 느낌으로 쓴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고 그걸 보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도 정확한 오만가지 생각은 들지 않았고 뭔가 추상적인 느낌만 왔어요. 그 부분에 대한 접점이 있죠. 설명하긴 어려운 추상적인 느낌인데 되게 외로워요. 확실하게 공감은 못했지만 추상적인 느낌들이 '얼마나 외로우면 그런 생각을 할까'라고 느끼게 했어요. 나의 시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대상들에게 굉장한 외면과 부정을 당했을 때 어마어마하게 외롭고 고독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공감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누고, 인물을 이해하려는 황찬성의 답은 꽤 성숙했다.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인물과 작품을 이해하고 표현하려는 그의 노력도 느껴졌다.
"뮤지컬 무대는 연기하는 사람마다 달라 재밌어요.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같은 생각을 하지만 표현하는 것에 있어 다 다르거든요. 그런 부분이 제가 실제로 연기하는 것에 있어 너무 재밌죠. 제 연기 점수요? 어렵네요. 글쎄요. 많이 부족한데.. 제가 느끼고 준비한 것과 아닌 것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공부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점수로는 차마 매길 수가 없네요."
뮤지컬 '스모크'. 공연시간 110분. 오는 7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MD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로네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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