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아쉽게 놓친 프로 데뷔 첫 승. 그러나 현도훈(25, 두산)은 데뷔 두 번째 등판 만에 희망을 제시했다.
현도훈의 지난 22일 대전 한화전 투구는 강렬했다. 1-6으로 뒤진 4회말 2사 2, 3루서 등판해 송광민을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수습했고, 5회 볼넷 2개로 자초한 무사 1, 2루에선 이성열-하주석-최진행을 연속 삼진 처리하는 위력을 뽐냈다. 6회 이용규의 볼넷과 폭투로 처한 2사 2루는 송광민의 우익수 뜬공으로 극복했으며, 7회 호잉-김태균-이성열 순의 중심타선을 만나 삼자범퇴를 만들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현도훈의 이날 기록은 3⅓이닝 무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54구.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호투에 3-6으로 뒤진 8회초 두산 타선이 4득점으로 응답했고, 그렇게 현도훈은 데뷔 첫 승 요건을 갖췄다. 비록 9회말 2사 후 박치국이 호잉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으며 승리가 무산됐지만 현도훈은 이날 두산의 또 다른 화수분 속 자원임을 입증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온 현도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남들과 다른 이력만큼 사연도 많았다. 그는 신일중 졸업 후 국내가 아닌 일본 야구 유학을 택했다. 대학교를 중퇴한 뒤 일본의 한 사회인야구단에 입단했고, 국내로 돌아와 2017년에는 독립야구단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공을 놓지 않았다. 배움과 성장을 거듭한 그는 결국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행의 꿈을 이뤄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다. 현도훈의 데뷔 첫 등판도 그랬다. 8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기회를 얻어 1회에만 무려 34개의 공을 던지며 대거 6실점했다. 2회부터 안정을 찾았지만 4⅓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7실점을 남기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현도훈은 정교한 제구와 이닝 소화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태형 감독은 “구종이 괜찮으며 선발투수를 오래 준비해 길게 던질 수 있다”라고 말했고, 파주 챌린저스에서 매니저 업무를 담당하는 이춘기 매니저 역시 “최대 강점은 제구력이다. 첫 경기에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프로가 익숙해지면 다시 제구력이 살아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현도훈은 2군에 내려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절치부심했다. 19일 퓨처스리그 화성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감을 조율했고, 20일 다시 1군으로 복귀해 22일 프로 두 번째 등판 만에 희망투를 펼쳤다.
현도훈은 향후 선발에서 한 차례 더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원준이 2군에 내려갔고, 유희관이 부진한 가운데 김 감독은 “원래 선발을 준비했던 선수다. 불펜에서 경험을 쌓다가 내용을 보고 다시 선발로 기용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구단 출신 야구선수가 써내려갈 1군 스토리에 기대가 모아지는 순간이다.
[현도훈.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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