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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본격연예 한밤' 칸에서 돌아온 남자,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배우 유태오는 15년의 설움을 딛고 반짝였지만 여전히 한국 관객들을 향한 그리움이 컸다.
29일 밤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러시아 영화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배우 유태오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날 능청스럽게 영어로 리포터와 대화를 주고받던 유태오는 급격히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아직 익숙한 자리가 아니다. 집중 받는 것도 처음이라 쑥스럽다"며 소감을 전했다.
유태오는 영화 '레토'에서 러시아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고려인 3세 록스타 빅토르 최를 맡았다. 생애 첫 칸 진출은 물론 연기 호평까지 쏟아졌다. 특히 그는 칸 영화제 당시 러시아 정치적 상황으로 가택 구금 상태에 놓여있는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을 표현하는 뱃지를 당당히 드러내기도 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 유태오는 "감독님이 지금 러시아에서 가택 구금 상태로 계신다. 감독님이 안 계시니까 슬프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하고 이상했다. 영화 '레토' 도중 긴급 체포돼 막바지 촬영을 저희끼리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태오는 "감히 내가 빅토르 최 저 사람을(연기할 수 있을까). 책임감 때문에 마음도 무거웠고 기분이 좋으면서도 혼란스러웠다"며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파독 광부와 독일 간호사 사이에서 태어난 유태오는 "저는 독일 교포다. 유럽인 출신의 한국 사람이 저와 빅토르 최밖에 없던 것 같다. 유럽 문화 안에서 한국 사람으로 산다는 게 집시 같고,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그런 멜랑콜리한 감성이 (빅토르 최와) 통한 것 같다"며 "오디션 때 이런 말씀을 드렸더니 감독님께서도 '내 생각과 똑같다'고 좋아하시더라"고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어, 독일어도 아닌 러시아어를 단번에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다. 이에 유태오는 "이전에 전혀 못 했다. 러시아어 공부를 위해 호텔 안에서 감옥에 있듯이 제 모든 사생활을 차단했다. 시나리오를 찢어서 모든 곳에 붙였다"며 피나는 노력을 전했다.
15년의 무명생활을 거친 유태오는 "1년에 30~50번의 오디션을 늘 봤다. 경제적으로는 지금도 힘들다. 횟집, 야채 가게, 맥주집 아르바이트도 했었다"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15년 간 무명을 밟았던 배우 유태오입니다. 앞으로 잊히지 않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자신을 소개한 유태오. 그는 "자식도 자기 부모한테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 않나. 저도 우리나라에서 인정받고 한국 작품에 많이 출연하고 싶다"며 한국을 향한 굳건한 애정도 내비쳤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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