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 정도까지 잘 던질 줄은 몰랐죠.”
두산 김태형 감독은 든든한 5선발 이용찬(29)만 생각하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아마 김 감독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구단 관계자, 전문가, 팬 등 모두가 예상치 못한 이용찬의 성공적인 보직 변경이다.
이용찬은 올 시즌 6경기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 중이다. 5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피안타율은 .207, WHIP는 0.91에 불과하다. 표면적인 성적만 보면 에이스가 부럽지 않다. 4월 중순 갑작스런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달을 쉬었지만 실력은 어디로 가지 않았다.
지난 29일 잠실에서 만난 이용찬은 “특별한 건 없다. 항상 매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라며 “최대한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려 한다. 투구수가 많아지면 불리하다는 걸 알기에 최대한 투구수를 줄인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결과가 좋다”라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이용찬하면 사실 선발보다는 마무리 이미지가 더 강하다. 2007년 두산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팀에서 줄곧 뒷문을 책임졌기 때문. 데뷔 초 김경문 전 감독의 눈에 들어 2009년부터 2년 연속 25세이브를 챙겼고, 잠시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가 최근 다시 불펜으로 돌아와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힘을 보탰다.
이용찬의 풍부한 마무리 경험은 선발 등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용찬은 “모든 타자를 어렵게 승부해야 하는 마무리와 달리 선발은 넉넉한 운영이 가능하다. 마무리는 1점도 주면 안 되지만 선발은 3점은 줘도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확실히 마운드에서 운영이 수월하다”라고 했다.
선발 이용찬의 또 다른 순항 요인 중 하나는 선발투수에게 가장 어렵다는 1회 피안타율(.063)이 가장 낮다는 점이다. 1회를 쉽게 넘기니 퀄리티스타트 달성이 수월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1회 많은 집중을 하고 들어간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비시즌 “매 경기 6이닝만 소화하겠다”는 이용찬의 목표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현재 큰 어려움은 없다”고 운을 뗀 그는 “5선발이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6이닝만 던지면 잘하는 것이다. 지금 페이스가 좋으니 하던 대로 쭉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용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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