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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국 PD들은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올해 새로운 드라마 론칭을 앞두고 있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준화 PD,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 유제원 PD,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PD의 활약상과 기대를 마이데일리 신소원·명희숙·이예은 기자가 각각 짚어봅니다.
보통 '히트작 메이커'로 불리는 창작자들의 일부 공통점은 하나의 특정 장르를 자신만의 장르로 확립, 독보적인 스타성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AAA표 로맨틱 코미디, BBB표 수사물, CCC표 가족극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그렇게 스타가 된 창작자들은 해당 장르에 있어서만큼은 '믿고 보는' 보증 수표로 꼽히며 그 장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다.
김원석 PD는 조금 다른 길을 걷는다. 자타공인 스타 PD인 그이지만 대표 '장르'가 없다.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연출 덕에 '석테일'이라는 별칭은 있다. 그래서 김원석 PD를 떠올리면 특정 장르가 아닌 그가 연출했던 작품명만이 머리 위로 그려진다. 즉, 김원석 PD는 소수 작가와의 호흡에 기대는 것도 아니며 한 차례 흥행을 경험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공감 능력을 믿는다.
KBS 2001년 공채 PD 출신인 김원석 PD는 청춘 사극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을 연출하며 당시 주인공이었던 JYJ의 박유천, 배우 송중기, 유아인을 스타 반열로 톡톡히 자리매김하게 도왔다. 그리고 2011년 CJ E&M에 입사, 엠넷 뮤직드라마 '몬스타'를 연출했다.
그의 역량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작품은 오피스물 tvN '미생'(2014)이었다. 갑들의 세계에서 고군분투 살아남아야만 하는 을들의 희로애락을 20회에 걸쳐 부족함 없이 담아냈다. 사회 초년생인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의 치열함 그리고 치일대로 치여 본 오과장의 명예로운 얼룩짐까지 섬세하게 펼쳐냈다.
특히 현실감을 살린 디테일한 소품이 압도적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폼은 물론, 사무용품, 장백기의 이메일 속 자기소개서 등 순식간에 지나가는 컷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 덕에 2014년은 '미생'의 해가 됐다.
그리고 '시그널'(2016)로 돌아왔다. 배우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을 필두로 내세운 '시그널'은 기본적으로 수사 장르물 형태를 띤다. 소품과 단서 하나하나가 중요한 장르인 만큼, 김원석 PD의 강점인 디테일함이 빛을 발했다. '시그널'은 시공간을 연이어 오가기 때문에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는데, 김원석 PD는 시대를 구분 지을 수 있는 색감 조절부터 복고 소품부활 등 꼼꼼함을 발휘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인물의 심리, 사건의 긴장감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도 능했다.
이후 김원석 PD는 원점을 돌아 우리네 일상으로 들어갔다. 최근 종영한 '나의 아저씨'(2018)로. 별 것 없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그 힘으로 시린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을 온기 넘치게 표현해냈다. 서글픈 대사에서 함께 울게 만들고, 웃을 수 있는 상황에서 함께 시청자들이 웃을 수 있도록 화면에 담아내는 것. 그가 '나의 아저씨'를 문제작에서 인생작으로 전환시킨 방법이었다.
그리고 김원석 PD는 '아스달 연대기'로 고대 인류사 판타지 소재에 새롭게 도전한다. MBC '선덕여왕, SBS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등을 공동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신작으로 고대도시, ‘아스달’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권력 투쟁과 사랑, 성장을 담은 판타지 사극이다. 100% 사전 제작으로 진행되며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이 전망되는 상황. 현재 배우 송중기와 김지원이 남녀 주인공으로 유력한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제작된다.
하나의 장르에 머물러있지 않고 늘 변화를 꾀한 김원석 PD의 작품들은 휴머니즘이라는 궤도 안에 한데 모여 웰메이드가 됐다. 다면적인 인간의 모습을 끝없이 궁구한 결과다. 더불어 그만의 예민한 감수성이, 어느 장르를 만나도 안정적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경지까지 왔다. 그래서 김원석 PD 손에서 펼쳐질 고대 도시 아스달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시대인 만큼, 그의 경험이 망라된 작품의 탄생을 예감해본다.
[사진 = tvN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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