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홈런레이스가 급변했다. 최정(SK)의 독주체제가 무너졌다.
SK 최정은 4월까지 1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5월의 첫 11경기서도 5홈런을 몰아치며 레이스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투구의 코스, 구종을 가리지 않고 타구를 띄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홈런타자가 즐비한 SK 타선 특성상 집중견제를 당하지 않는 주변환경의 강점이 있다.
그러나 최정은 지난달 16일 인천 두산전부터 31일 잠실 두산전까지 12경기 연속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단순히 홈런을 치지 못한 게 아니라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 기간 40타수 5안타 타율 0.125에 그쳤다. 타점도 단 1개.
최정의 부진은 장기레이스에서 몇 차례 나오는 슬럼프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최정의 많은 사구가 타격 부진에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힐만 감독은 "주 원인은 아니지만, 타자가 공을 맞으면 몸이 아프다. 아프면 타격에 악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최정은 사구에도 끄떡 없었다. 그러나 좋았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사구에 의한 악영향을 받는 듯하다. 힐만 감독은 31일 경기서 최정을 6번 타순으로 내렸다. 1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타격감 자체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긴 힘들다.
그 사이 팀 동료 로맥이 최정을 뛰어넘었다. 최근 10경기서 홈런 6개에 11타점을 몰아쳤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 솔로포로 시즌 19호. 최정을 넘어 홈런 단독선두에 올랐다. 로맥의 상승세를 간과해선 안 된다.
올 시즌 로맥은 방망이를 잡는 손의 위치를 살짝 바꾸면서 애버리지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배트 끝의 노브에서 약간 윗부분을 잡으면서 스윙의 정확성을 높였다. 타고난 파워가 있기 때문에 홈런생산도 끄덕 없다.
로맥은 작년에도 31홈런으로 리그 정상급 홈런생산능력을 보여줬다. 물론 최근의 좋은 페이스는 시간이 흐르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최정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 게 분명하다.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밖에 멜 로하스 주니어(kt, 15개), 제라드 호잉(한화, 14개), 팀 동료 한동민(13개)과 김동엽(12개), 김재환(두산, 12개), 이대호(롯데, 12개), 다린 러프(삼성, 11개) 등도 홈런생산능력이 검증됐거나 최근 상승세가 대단하다.
복병도 있다. 박병호(넥센, 9개)다. 최근 10경기서 5홈런을 뽑아냈다. 가파른 상승세. 올 시즌 출전경기수가 단 28경기다. 종아리 부상으로 4월 14일 고척 두산전 이후 5월 20일 고척 삼성전으로 돌아올 때까지 약 1개월간 결장했다. 그럼에도 최상위권과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박병호는 로맥에게 10개, 최정에게 9개 뒤졌다. 그러나 수년간 홈런생산능력이 검증된 타자다.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이미 올 시즌 두 차례나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아직도 시즌이 많이 남은 걸 감안하면 박병호는 홈런레이스의 복병이다.
[위에서부터 최정, 로맥,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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