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롯데가 전날 사직 한화전 충격의 역전패로 4연패 늪에 빠졌다. 표면적인 연패 경기수는 ‘4’에 불과하지만 개막 7연패, 지난 5월말 6연패 때보다 더욱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부진에 빠진 롯데에게 지난 1일 마무리투수까지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중 LG 3연전에서 두 차례의 블론세이브를 포함 평균자책점 37.80(1⅔이닝 7실점)을 기록한 손승락이 1군에서 제외된 것. 진명호, 오현택이 필승조에 버티고 있지만 손승락이 뒤를 받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어려운 결정이었다”라고 한숨을 쉬며 “선수가 많이 힘들어해서 쉬는 게 낫다고 판단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불안한 수비 역시 안정을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롯데가 전통적으로 수비를 잘하는 팀은 아니다. 그러나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조 감독 부임 후 체질 개선을 통해 견고한 수비진 구축에 성공했다. 2013시즌 최다 실책 1위, 2015시즌 2위였던 롯데는 2016시즌 최소 실책 3위에 이어 지난 시즌엔 1위에 오르는 반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올 시즌 상황은 낯설다. 일단 앤디 번즈, 문규현, 신본기 등 지난해 안정감을 뽐냈던 야수진의 수비력이 퇴보했다. 지난 시즌 전체 실책이 8개였던 번즈는 6월 초 현재 이미 9개를 기록했다. 또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신예 나종덕이 포수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조 감독은 “매 번 준비한다고 하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수비란 게 다시 또 준비하고 연습하고 대비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날 한화전은 롯데의 불안요소들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온 경기였다. 초반 상대 선발투수 휠러의 난조를 틈 타 6-0으로 앞서갔지만 수비 실수와 불펜 난조가 겹치며 충격의 6-13 역전패를 초래했다.
가장 뼈아픈 건 실책이었다. 6-2로 앞선 5회초 2사 1루서 유격수 신본기가 이용규의 평범한 땅볼타구를 잡지 못했다. 이닝 종료가 아닌 2사 1, 2루가 됐고, 흔들린 송승준은 정근우-이성열에게 연속 적시타를 헌납했다. 이어 6회 1사 1루에선 나종덕이 도루하는 하주석을 겨냥한 2루 송구가 크게 빗나갔다. 그리고 6-9로 뒤진 9회초 번즈가 혼자서 실책 2개를 범하며 홈팬들의 응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좀처럼 보기 드문 한 경기 4실책이었다.
또한 손승락이 빠진 불펜의 난조도 역전패에 한 몫을 했다. 조 감독은 손승락의 이탈로 당분간 윤길현, 오현택, 진명호 등을 필승조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날 윤길현은 LG전 많은 투구수에 휴식을 가졌고, 구승민, 진명호, 오현택 등에게 뒷문 지킴이의 임무가 부여됐다.
일단 조 감독은 6회 2사 2루서 구승민을 먼저 올려 위기를 수습했다. 문제는 6-5로 앞선 7회부터였다.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구위가 가장 좋은 진명호가 올라왔지만 8회 정은원의 볼넷에 이어 대타 백창수와 이용규를 2루타와 볼넷으로 각각 출루시켰다. 이후 만루에서 올라온 오현택은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 정근우에게 역전 만루포를 헌납했다.
롯데는 2일 펠릭스 듀브론트를 앞세워 4연패 탈출을 노린다. 그러나 전날 뼈아픈 역전패로 필승조를 모두 소모했고, 수비는 안정을 찾을 기미가 안 보인다. 여기에 마무리 손승락도 없는 상황.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롯데다.
[오현택.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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