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농구인들이 잘해야 한다.
KBL과 WKBL은 7월 1일부터 새 총재시대를 맞이한다. KBL은 이정대 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최준수 전 이노션 이사를 각각 총재,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WKBL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총재로 선임했다. 사무총장은 미정.
두 단체 모두 비농구인을 총재로 영입했다. 지난 3~4년간 농구인 총재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도 컸다. KBL 김영기 총재와 WKBL 신선우 총재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실책이 수 없이 많았다. 두 총재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독단, 불통, 고집, 비윤리성이다.
KBL은 회원사 총재시대를 열었다. 농구인 출신이 아닌 기업인 출신 비즈니스 전문가를 앞세워 변화하는 시대흐름에 맞춰가기로 했다. WKBL은 최경환 전 총재에 이어 다시 한번 정치인이 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지난 5월 17일 이정대 신임총재, 1일 이병완 신임총재에게 바라는 것들을 칼럼으로 게재했다. 두 단체 모두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눈 앞의 이권다툼에 한국농구의 진정한 산업화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거부해선 안 된다. 경기력, 제도보다는 홍보, 마케팅, 나아가 수익모델 구축이 중요하다. 회원사들이 자생하지 못하고 모기업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무리 경기력이 향상되더라도 지금의 기형적인 시스템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두 신임총재가 기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현실인식과 방향설정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홍보, 마케팅을 위한 본질은 농구 그 자체다. 때문에 농구라는 본질을 다듬고 가꿔나가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농구인들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새 총재가 기업인, 정치인 출신이라 아무래도 주요 요직에 비농구인 출신 인사가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두 신임총재는 농구인을 외면하면 안 된다. 그럴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심판부 관리는 절대 두 신임총재, 혹은 신임총재에 의해 KBL, WKBL에 입성하는 외부인사가 맡을 수 없다. 심판 판정은 농구의 본질과 직결된 부분이다. 가뜩이나 두 단체 모두 판정 문제가 경기력 및 인기 저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경기 및 시즌 운영 파트도 마찬가지다. 비농구인이 총재로 앉더라도 농구인들이 맡아야 할 파트는 분명히 있다.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비농구인 두 신임총재는 각 파트에 농구인들을 잘 배치해야 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 벌써 몇몇 농구계 야인들(김영기, 신선우 총재와 인연이 없었던 인사들)이 KBL, WKBL 주요 요직에 욕심을 부린다는 얘기가 들린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능력이 입증됐고, 합리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비전 없이 감투 욕심만 부리는 농구인이라면 배제해야 한다. 두 신임총재는 이 판단을 잘 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취임 전까지 1달간 조직개편작업을 하면서 농구인들을 많이 접하고, 많은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한 농구관계자는 "두 신임총재는 농구를 모르지 않나. 잿밥에만 관심 있는 농구인들이 아닌, 청렴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농구인들을 중용했으면 한다. 농구인들이 이제부터 정말 잘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농구인들이 비농구인 총재 옆에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하고,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농구인들이 비농구인 총재가 온다고 해서 뒷짐만 지지 말고 더욱 능동적으로 뛰었으면 좋겠다. 능력 있는 농구인들이 비농구인 총재와 상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대 KBL 신임총재(위), 이병완 WKBL 신임총재(아래). 사진 = KBL,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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