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사실상 2군에 가까운 볼리비아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 끝에 한국이 무승부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태용 감독은 또 다시 일부러 ‘속였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은 7일 오후 9시 1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무실점에 의미가 있지만 볼리비아가 제대로 된 공격 몇 번 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의구심이 남는다. 또한 손흥민이 없는 전반은 그렇다쳐도, 손흥민과 이재성이 모두 들어온 후반에도 골은 터지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사전 캠프인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전 국내 취재진에게 정보전으로 인한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걸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되는 평가전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뚜껑을 열자 내용은 비슷했다. 오히려 몸은 더 무거웠다. 파워프로그램인한 체력 훈련의 탓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위안을 삼기에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준비한 패턴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 정말 일부러 안 보여준 것인지, 못 보여준 것인지, 헛갈릴 정도다.
그렇다면, 신태용 감독은 또 무엇을 ‘숨긴’ 것인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 투입은 트릭(속임수)라고 보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더 깊이 이야기는 할 수 없다. 말 할 수 없는 부분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앞선 온두라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투톱을 썼다. 이제 와서 손흥민이 빠지고 2m에 가까운 김신욱이 들어간다고 속임수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손흥민과 황희찬의 호흡을 점검해야 하는 과정에서 괜한 시간만 낭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또한 신태용 감독은 ‘패턴’에 대해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날 가동한 4-4-2 투톱 전술은 좌우 날개가 중앙으로 들어오고 풀백이 전진하는 형태로 공격이 전개됐다. 지난 국내 평가전과 크게 다를 게 없는 패턴이다.
심지어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가 준비한 ‘패턴’은 성공보다 실패했다고 보는 게 옳다. 신태용 감독도 “패스가 문전으로 들어가도 마지막이 되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호흡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주장’ 기성용도 “지금까지 최종예선부터 팬들에게 똑 같은 말을 해왔다. ‘기대해 달라’ ‘최선을 다 하겠다’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내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팀의 월드컵 준비는 ‘과정’은 보여주지 않은 채 ‘결과’만 기대해달라고 말해왔다. 그리고 이는 월드컵이 코 앞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한 번의 비공개 평가전 그리고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열흘도 채 시간이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면, 진짜 신태용호가 준비한 것이 공개된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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