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도 마침내 완성형 라인업을 소유하게 되는 것인가.
LG가 4연패를 끊은 지난 15일 잠실 KIA전. 이날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바로 정주현이었다. 정주현은 9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좌측 외야로 빨랫줄 같은 타구를 날렸다. LG가 4-3으로 승리하는 끝내기 안타였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의 기쁨을 만끽한 정주현은 올해 LG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을 끼운 선수라 할 수 있다.
LG는 올해 '2루수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개막전부터 강승호를 주전 2루수로 뚝심 있게 밀었지만 강승호는 타율 .197에 수비에서도 낙제점을 보이면서 끝내 2군행 통보를 받아야 했다.
강승호에 이어 기회를 얻은 선수는 박지규. 그러나 박지규 역시 신통치 않은 타격에 수비에서는 더 큰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끝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LG는 스프링캠프부터 두 선수를 2루수 후보로 점찍었던 터라 이들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LG 2루가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기적처럼 등장한 선수가 있었다. 정주현이었다. 정주현은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업했을 정도로 2루수와 거리가 멀어진 듯 했으나 LG로선 대안이 없었다.
사실 정주현에게도 주전 2루수로 도약할 기회는 있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부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은 정주현은 시범경기에서 고감도 맹타를 휘두르면서 일약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타선에서의 역할 또한 1번타자를 맡길 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풀타임 시즌을 한번도 소화하지 못한 그에게 1번타자란 중책은 커보였다. 1번타자로 자주 등장하면서 체력적인 문제도 노출, 끝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2년 뒤에 찾아온 사실상 마지막 기회. 대주자 요원으로 기회를 노리던 정주현은 자신에게 찾아온 주전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정주현이 무난하게 수비를 잘 한다"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사실 류중일 감독은 2루 자리에 대해 "하위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만 해주고 수비는 무난하면 된다"고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음을 밝힌 적이 있다. 그리고 마침내 정주현이 정착하면서 LG 라인업도 완성 단계에 다다르게 됐다.
지난 해만 해도 LG는 라인업이 자주 바뀌는 팀이었다. 상대 투수에 따른 타순 배치로 인해 타순의 이동이 잦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오히려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햄스트링 부상에도 불구, 김현수가 4번 타순에 자리매김하고 오지환을 2번 타순으로 끌어 올리면서 타순을 고정했다.
지금도 LG는 이형종-오지환-박용택-김현수-채은성-양석환-이천웅-유강남-정주현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시절에도 보여줬던 것처럼 한번 정한 라인업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선수들도 각자 타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팀 타율 1위(.299), 팀 출루율 3위(.357) 등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LG 정주현이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KIA의 경기 3-3 동점이던 9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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