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LIVE] 평정심 유지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달랐다

[마이데일리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김종국 기자]이란이 모로코와의 맞대결에서 주도권을 내준 경기를 펼쳤지만 끝내 승점 획득에 성공했다.

이란은 16일 오전(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에서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이란은 이날 경기서 모로코를 상대로 3대7에 가까운 볼점유율을 기록하며 주도권을 내줬고 슈팅 숫자에서도 뒤졌지만 끝내 승점 3점을 가져왔다.

이란의 모로코전 최대 위기는 경기 초반이었다. 모로코는 전반 1분 하리트(샬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 벨한다(갈라타사라이)와 엘 카비(르네상스 스포르티브)가 잇단 슈팅으로 이란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장 한쪽 측면을 가득 메운 모로코 팬들의 거센 함성 소리와 함께 경기 초반 분위기는 모로코가 주도했지만 이란은 수비 조직이 무너지지 않으며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전 초반 위기를 넘긴 이란은 이후 특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란은 주도권을 크게 내주는 상황에서도 선수비 후역습 스타일을 고수하며 수비 조직이 흔들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란은 후반전 들어 대등한 경기를 펼쳐나가기 시작했고 이란 특유의 시간 지연 플레이까지 펼치며 상대를 심리적으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침대축구로 인해 이날 경기는 후반전 인저리타임이 6분이나 주어졌지만 결국 이득을 본 팀은 이란이었다. 이란은 후반전 인저리타임 왼쪽 측면에서 하지사피(올림피아코스)가 골문앞으로 띄운 볼이 모로코 보우하두즈(상파울리)의 자책골로 이어졌고 결국 이란이 승리를 거뒀다.

이란은 모로코전 승리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이번 월드컵에서 첫번째 승리를 거둔 팀이 됐다. 지난 개막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수비 조직이 붕괴되며 대량실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이란은 경기 초반 불안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유지하며 끝내 승리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란이 모로코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목표를 달성한 방법은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앞둔 한국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에 대패한 것을 지켜봤던 수비수 김영권은 "개막전에서 큰 점수차가 났다. 첫 번째 득점과 실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우디 선수들이 첫 번째 실점 후 멘탈이 무너져 많은 실점을 한 것 같다.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 스웨덴전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며 정신력을 강조한 가운데 이란은 경기 내용과 관중 분위기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없는 멘탈을 보여줬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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