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젠 사이드암투수의 공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앤디 번즈(롯데)다.
KBO리그에 처음 온 외국인타자에게 이른바 '잠수함 투수'는 상당히 낯선 존재다. 정통파 투수와 전혀 다른 공의 궤적에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에는 얼마 없는 유형의 투수라 적응이 필요하다. 실제로 올해 KBO리그 처음 밟은 호잉(한화)과 가르시아(LG)를 비롯해 초이스(넥센), 로하스(KT) 등 외인들의 언더투수 상대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물러있다.
번즈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잠수함 투수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번즈는 2017시즌 좌완 및 우완 정통파 투수를 상대로 모두 타율 3할을 넘겼지만, 언더투수는 .227에 불과했다. 올해 초반까지도 번즈는 사이드암투수가 싫었다.
그랬던 번즈가 최근 삼성, SK와의 경기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14일 사직 삼성전에서 우완 사이드암투수 김대우를 만나 우중월 아치를 그렸고, 전날 인천 SK전에선 또 다른 잠수함 박종훈을 상대로 첫 타석 8구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4회 2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삼성전에 앞서 .219에 그쳤던 언더투수 상대 타율은 .270까지 올랐다. 우완 정통파 투수 상대 타율(.258)보다도 높은 수치다.
전날 경기 후 만난 번즈는 “삼성전부터 언더 투수에 대한 감이 좋았다. 오늘(15일)도 첫 타석 볼넷을 얻어낸 뒤 홈런이 나오면서 좋은 감을 이어갔다”라고 스스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번즈는 잠수함 투수의 또 다른 적응 비결로 김민재, 정보명 코치의 조언을 꼽았다. 현역 시절 사이드암 상대 높은 타율을 기록했던 김민재, 정보명 코치는 외인타자 번즈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건넨다고 한다. “평소보다 타석 앞쪽에 서서 히팅포인트를 앞쪽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번즈는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결과가 좋다. 미국에선 생소한 투수이지만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정보명 코치의 현역 시절 별명이 ‘사킬(사이드암 킬러)’라고 들었다”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시즌 초반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번즈는 최근 10경기 타율 .371 4홈런 13타점의 맹타로 다시 입지를 굳혔다. 흔들렸던 수비까지 최근 안정을 찾았고, 여기에 약점이었던 잠수함 투수 대응 능력까지 키웠다. 골칫거리였던 번즈가 다시 효자외인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앤디 번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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