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안녕하세요' 가부장 끝판왕 남편 "女 덕목? 수발들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안녕하세요'에서 지나치게 가부장적인 태도의 연하 남편이 등장,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2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조선시대에서 온 그대, 가부장 연하 남편'이라는 주제의 고민이 소개됐다.

고민의 주인공인 정지혜 씨는 자신보다 3세 연하인 남편에 대해 "조선 시대 영감님이랑 사는 기분"이라며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그런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나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남편은 집안일을 안 도와준다. 뭐라고 하면 '그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이다. 네가 남자로 태어나지 그랬냐'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자의 5대 덕목을 운운하는 남편이다"라며 "남편이 아침에 밥을 안 먹는 대신 누룽지를 먹는데 꼭 직접 만들어줘야 한다. 마트에서 파는 건 맛없다고 안 먹는다. 임신했을 때도 제사 음식을 직접 다 만들었다. 시장에서 좀 사면 안 되냐고 물으면 정성이 부족하다고 그런다"라고 밝혔다.

그간 쌓인 울분을 토해낸 아내. 그럼에도 남편은 "솔직히 이건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여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라고 반응해 분노를 유발했다.

연하 남편은 "남자의 역할이라고 하면 여자들이 못하는 힘쓰는 일을 하는 거다. 설거지나 밥은 아내가 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평소 아내에게 강조했던 여자의 5대 덕목에 대해 말했다. 연하 남편은 "누룽지 만들어주기, 출근할 때 배웅하기, 퇴근하면 내가 쉴 수 있게 아이들 돌봐주기, 옷가지 항시 준비해놓기, 그리고 잡다한 나의 수발을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내와 결혼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릴 적 할머니 손에서 예쁨만 받고 자랐다. 내가 응석을 좀 부리는데, 아내가 잘 받아준다. 그런 부분이 매력으로 다가왔다"라며 "편하게 살려고 결혼했다"라고 얘기했다.

특히 연하 남편은 "가정적인 남자는 이상이고, 가부장적인 남자는 현실이다"라고 전해 충격을 더했다.

게스트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원기준은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을 호소하는데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냐"라고 물었고 연하 남편은 "옛날 어머님들은 아기 업고 밭일도 하지 않았느냐"라고 받아쳤다.

자식들도 외면했다. 아들마저 "아빠가 좀 심한 것 같다. 엄마를 잘 안 도와준다. '네가 여자니까 다 해야지'라고 한다"라고 얘기했다.

아내에겐 무심한 연하 남편이지만, 딸은 끔찍이 아끼는 '딸바보'였다. 그는 "딸이 가부장적인 남자를 만난다면 사위를 가만 안 둘 거다"라며 "딸은 너무 예쁘니까. 아내는 내 안사람이니까"라고 말했다.

결국 아내는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남편이 그냥 왕이다. 항상 하는 말이 우리 집은 내 위주라고 그런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라며 "처음엔 우울증도 걸리고 계속 이 남자와 살아야 하나 의구심도 들었다. 남편한테 털어놨더니 '그럴 거면 애들 데리고 나가라고, 살 수 있겠냐' 하더라. 그래서 점점 남편을 포기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남편과 싸우고 싶어서 여기에 나온 게 아니다. 말 안 하면 평생 모를까봐 나왔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힘든지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 모습에 남편은 "부끄러워서 나가고 싶다"라며 "여태까지 힘들게 살아줘서 고맙다. 앞으로 바뀌도록 노력하겠다. 사랑한다"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사진 =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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