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2018년 상반기 공연계는 '미투 운동'으로 혼란의 연속이었다.
상반기 '미투'(Me too) 운동으로 인해 전 세계가 떠들썩 했다. SNS에 자신이 겪은 성폭력을 고발하고 '미투 해시태그(#MeToo)'를 붙이는 운동이 가속화 된 가운데 문화 예술계의 시작이 된 것은 공연계다.
그 시작은 배우 이명행이었다. 지난 2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한 이명행은 한 스태프의 SNS를 통해 성추행 사실이 밝혀졌고, "과거,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특히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활동을 중단했다.
이명행에 이어 큰 충격을 준 것은 극단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예술감독이다. 그는 잇따른 폭로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공연계를 떠났고, 여자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미투 폭로 이후 사과했던 이윤택 감독은 정작 재판에서는 "연기 지도였고 교육이었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행동이었을 뿐 정당했다"며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극계 거장이라 불리던 오태석 연출도 성추행 의혹을 받았다. 오태석 연출은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가 퇴출을 요구하는 상황에도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오태석 연출은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완 공연을 강행하려 했다. 그러나 타이완 현지에서 오 연출의 성추행 이슈가 부각되면서 공연이 취소됐다.
에이콤 윤호진 대표 역시 미투 폭로로 인해 공연계에서 물러났다. 그는 연극, 뮤지컬의 제작자, 연출가이자 교수로 한국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을 롱런시키고 있던 인물.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뒤 뮤지컬 '명성황후' 연출에서도 하차했다.
배우들 역시 가해자로 지목됐다. 조재현, 최민용, 한명구 등이 미투 운동으로 인해 그간의 만행이 폭로됐다.
연기 활동을 하며 명지전문대학 연극영상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최민용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한 뒤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교수직을 했다. 연극배우 한명구 역시 성추행 논란에 즉각 사과하며 무대를 떠났다.
조재현 역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했고, 경성대 영화학과 교수직과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직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이끄는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도 폐업하게 됐다.
잇따른 폭로로 공연계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다. 활발히 활동중인 이들의 충격적인 소식에 관객들 실망도 커졌다.
이후 공연계에선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무대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앞장서 시선을 모았다.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관객들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위드유(with you) 집회를 열며 직접 목소리를 냈다. 공연계에 몸 담고 있는 이들 역시 공연제작 환경 개선과 관련된 포럼을 진행하는 등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원로연극제 제공, 한엔터테인먼트]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