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박원순 서울 시장이 영화 '허스토리'의 GV에 참석, 관객들과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3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는 박원순 서울 시장과 함께하는 '허스토리' GV(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박원순 서울 시장과 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 주연 김해숙 등이 참석했다.
영화 상영 이후 박원순 시장은 감명 깊은 감상평을 전하며 GV의 포문을 열었다. 먼저 그는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신 민규동 감독님께 감사하다. 김해숙 씨 역시 촬영하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 중요한 실화를 영화로 만들어,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세상에는 비극이 있지만 비극을 또 수정하고 새로운 역사로 만들어가는 데에는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힘을 통해 세상을 딛고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영화 속 문정숙(김희애) 캐릭터에 강한 공감과 애정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박원순 시장은 관부재판이 가진 의의와 성취에 대해 "위대한 재판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도 대사로 등장하지만, 재판이 반드시 이겨야 이기는 것만은 아니다. 재판을 통해 책임을 묻고 변론하는 과정이 모두 역사다. 자신이 지은 범죄의 잔혹함을 일본의 재판부가 인정한 것도 굉장히 의미있는 것이며, 그것 만으로도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영화를 통한 두 번째 승리를 이룬 셈이기에 국민들이 많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허스토리'는 법정 드라마이면서도 캐릭터를 다양하게 보여줘서 긴장감과 궁금함으로 가득 찼던 것 같다. 대사 중 문정숙의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데,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고통이 지속되고 있지만 할머니들이 결국 승리자라는 것을 대사를 통해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영화의 묵직한 메시지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민규동 감독은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히기도. 그는 "김학순 할머니가 증언을 통해 처음 본인의 아픔을 밝혔을 때 큰 충격이었지만 금세 다른 일들에 묻히고 지나갔다. 40년대의 많은 이야기들을 조사하다가 관부재판을 알게 되었고, 일부지만 일본 정부의 잘못을 인정 받았던 최초의 사건임에도 우리가 정말 모르고 있고 잊혀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극중 위안부 피해자 배정길 역할을 맡아 혼신의 열연을 펼친 김해숙. 그는 "캐릭터에 젖어가면 젖어갈수록 그 고통을 모두 알 수 없다는 것이 힘들었다. 지금도 실제 피해자 분들의 아픔을 아주 작게라도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마음으로 가까워지지 않으면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처음 겪어 본 고통을 겪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해숙은 "배정길 캐릭터의 경우 영화 촬영 내내 감독님이 감정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에서부터 찢어지는 통곡을 참느라 힘들었다. 마지막 재판 장면은 영화의 모든 촬영이 끝나는 날에 촬영했는데 그 때는 어느 정도 배정길 캐릭터에 젖어 있다는 것을 느꼈고, 첫 증언 장면에서는 슬펐지만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당당해지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배정길의 입을 통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촬영이 끝나자 마자 감독님을 붙잡고 울었다"라고 고충을 토로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했다.
[사진 =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