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러시아월드컵에서 듬직한 선방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소속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싶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조현우는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러시아월드컵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조현우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치른 3경기서 모두 골문을 지켰고 특히 독일전에서 잇단 선방을 펼치며 경기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조현우는 "내가 대단한 선수가 아닌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런 관심이 큰 부담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K리그로 돌아가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앞으로도 K리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현우와의 일문일답.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는.
"와이프가 정말로 이 헤어스타일을 좋아하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대구 팬분들도 좋아하시고 어린 선수들도 따라하는 것을 보면 나도 감회가 새롭다. 은퇴할 때까지 지금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다. 솔직히 데헤아의 헤어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따라하려 한 것도 있다. 은퇴할 때까지 지금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다.
나도 경기장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많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신경을 쓴다. 왁스도 바르고 스프레이로 고정도 하면서 경기를 하다보면 경기 중에도 헤어스타일이 흔들림 없는 것 같다."
-최근 일정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많은 환호가 쏟아져 믿기지 않는다. 뉴스에도 출연하기도 했지만 주말은 가족과 함께 쉬었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감사하게 생각드린다. 길을 걸어가도 많은 팬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것이 적응되지 않지만 행복하다. 한편으로는 설레인다."
-아내가 힘든 시기에 많은 도움이 됐나.
"대구가 2부리그로 강등되기도 했는데 항상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줬다. 힘들때도 항상 최고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옆에서 내조를 잘해줘 고맙다. 월드컵 기간 동안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와이프가 이겨내줘 고맙다. 나에게는 큰 존재다."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한국에 들어온지 몇일 되지 않아 연락을 따로 받은 것은 없다. 만약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병역 문제에 있어서는 28살에 상무에 간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다. 아시안게임에 가지 않더라도 상무에서 잘해서 국민들에게 잊혀지지 않겠다. 상무 다녀온 후 좋은 기회가 된다면 꿈꾸던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을 마쳤지만 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 김학범 감독님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아직 구단과는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다. 일단 대구로 내려가 구단과 미팅을 할 것이다."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미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럴 경우 K3에서 활약해야 하는데.
"프로 2년차 2014년에 무릎수술을 했다. 양쪽을 모두 수술했다. 아직 4급을 받은 상황은 아니다. 상무에 가고 싶다. 무릎 컨디션이 좋다. 4급을 받는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고 있다."
-월드컵 첫 경기 스웨덴전 선발 출전 이야기를 언제 들었나.
"스웨덴전 경기에 나서기 앞서 호텔에서 미팅을 했는데 그때 알았다. 스웨덴이 공중볼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공중볼에 강점이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많이했다. 실점을 했지만 좋은 선방도 나왔다. 신태용 감독님이 그런 흐름을 받아 다음 경기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해 나를 경기에 내보내 주신 것 같다.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16강에 가지는 못했지만 독일전 마무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공중볼에 강점을 가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골키퍼 코치님이 그런 훈련을 많이 하셨고 더 과감하게 훈련에 임하려고 했다. 동료들이 나에게 자신감을 줬다. 내가 아닌 김승규나 김진현이 출전했더라도 잘했을 것이다.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잠도자지 않고 분석했고 훈련을 열심히 했다."
-월드컵 경험이 없어 스웨덴전 선발 출전 통보를 받고 많이 긴장했을 것 같은데.
"숙소로 사용한 호텔이 1인 1실이었다.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마음을 털어 놓을 사람이 와이프여서 손편지를 썼다. 김병지와 이운재 코치님 등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응원해 주시는 국민분들을 생각하면서 힘내며 경기를 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 보완해야할 점은.
"리그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준비했었다. 리그에서 처럼 경기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영광스럽다. 만약 유럽에 진출하게 된다면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요즘 추세에 맞게 발아래도 좋아야 하고 보완점이 많다. 팬들이 나를 보고 말랐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순간 부터라도 팀에 들어가면 마른 것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좋은 경기력이 나와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가 있나.
"김병지 선배의 자신감을 배우고 싶었다. 나와서 드리블도 하고 골키퍼의 배포가 멋있었다. 노이어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며 배울 점이 많았다. 데 헤아를 좋아했기 때문에 같이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를 하지 못했지만 나를 알고 구단 SNS에 좋아요를 눌러 준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인기를 실감한 순간은.
"팀은 대구에 있지만 신혼집은 포항이다. KTX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반겨줘서 그때 인기를 느꼈다."
-광고 섭외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K리그 선수로서 이런 상황에 대한 생각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자세한 것은 구단과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없다. 대구로 내려가 미팅을 해야할 것 같다. 좋은 기회가 된다면 K리그를 더 알리고 싶다. 이번 월드컵에서 K리그 선수들이 잘했다. 그런 면에서 K리그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첫 발탁된지 1년이 되지 않는데.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발탁되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했다. A매치를 밖에서도 보고 뛰어보기도 했는데 나만의 스타일을 팬분들에게 잘 보여드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대구에 조현우가 있다는 것을 알리게 되어 좋다. 한국 골키퍼도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있다는 모습을 보여줘 좋게 생각한다. 스웨덴전을 앞두고 김승규 선수가 '잘해서 유럽 무대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응원해 줬다."
-자신의 강점은.
"나의 강점은 페널티지역에서의 활동 범위라고 생각한다. 팬분들께서 공중볼에 대해 안정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계신다. 앞으로도 많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있는 골키퍼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다.
스웨덴전 전반전에 일대일 상황에서 허벅지로 막은 상황이다.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몸이 그렇게 움직였다. 그 선방으로 인해 우리 선수들과 나도 자신감을 얻었다. 그 선방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와이프에게 손편지를 전달한 방법은.
"손편지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던 중 문득 떠올라 호텔에 있는 종이에 써서 카톡으로 보냈다. 와이프가 놀라기도 했다. '이렇게 부담감을 가지는 모습은 처음봤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게 부담감을 털어내고 나니 잘할 수 있었다."
-소속팀 복귀전에서 어떤 활약을 하고 싶나. 유럽에 진출한다면 선호하는 팀이나 리그가 있나.
"이번주에 서울과 경기가 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실 것 같다. 월드컵은 월드컵이고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잊어버리겠다. 월드컵에서 나왔던 경기력을 기대하실텐데 그에 못지 않은 경기를 하기 위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대구로 돌아가 준비를 잘할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K리그에 찾아와 주실 것이다.
유럽 진출은 병역 문제가 걸려있지만 기회가 온다면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 대한민국 골키퍼로서 유럽에 나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멕시코전에서 동료들에게 '포기하지마'라고 외친 장면이 있었는데.
"장현수 선수의 핸드볼 파울로 인해 페널티킥 실점을 한 상황이었다.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 상항에서 선수들이 나에게 가까이 와서 '포기하지마'라고 이야기했다. 그 장면 이외에도 선수들을 격려하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월드컵에서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대구FC를 소개하자면.
"월드컵 이전에는 많은 분들이 나의 이름을 몰랐을 것이다. K리그에서 그런 선방과 퍼포먼스를 보이기 위해 항상 노력했다. 이번을 계기로 많은 관심을 받을 것 같지만 나태해지지 않을 것이다. 서울전부터 잘할 것이다. 한경기를 못했다고 멀어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나 말도고 K리그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대구FC는 하위권에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팀이다. 새롭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대구FC 경기를 보면 수비만 하는 것 같지만 공격진이 강하다. 새로운 브라질 선수들이 잘한다고 해서 이번주 경기부터 기대하고 있다. 대구FC 경기를 보면 축구를 모르시는 분들도 골맛을 느끼며 재미를 찾으실 것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내가 선방도 하면 팬분들이 좋아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대표팀 발탁이 2부리그에서 활약하던 시기였는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선수가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상상 이상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하고 쉽게 생각한다면 끝도 없는 것 같다. 나도 대표팀에 발탁된 후 경기를 뛰지 못했을 때 너무 뛰고 싶었지만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매순간 준비하다보니 좋은 기회가 왔다. 경기를 못뛰고 힘든 상황이 오면 그 상황을 즐기다보면 그런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며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그런 부담감을 내려 놓았으면 좋겠다."
-가장 긴장하게 하는 K리그 공격수는. 꼭 대결하고 싶은 공격수는.
"같이 월드컵에 다녀온 문선민이다.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에 인천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된다. 대결하고 싶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흥민이도 은퇴전에 K리그에 꼭 한번은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그 동안 대구에서의 활약이 과소평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독일전이 최고의 선방이 나온 경기가 아니냐는 질문을 했는데 아니라고 했다. K리그에서 많은 선방을 했다. 대구에서의 한경기 한경기가 소중하다. 1부리그에 있든 2부리그에 있든 팀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과소평가 이야기가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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