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의 외국인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이닝 소화 능력까지 갖추는 것일까.
후랭코프는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7차전에서 시즌 13번째 승리를 챙겼다. 7이닝 동안 107개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4회 무사 1, 2루, 5회 무사 1, 3루 등 위기도 있었지만 탁월한 땅볼유도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후랭코프는 이날 데뷔 13연승을 달리며 1992년 오봉옥(삼성)의 역대 KBO 데뷔 최다 연승 기록에 도달했다.
사실상 흠을 찾아볼 수 없는 후랭코프의 데뷔 시즌이다. 시즌 기록은 17경기 13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 WHIP 2위(1.06), 퀄리티스타트 4위(12회), 피안타율 1위(.181)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7경기 중 5회 이전에 교체된 경기는 5월 22일 한화전이 유일하며 나머지 경기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잘 나가는 후랭코프에게 아쉬운 점이 굳이 있었다면 다른 외인에 비해 이닝소화능력이 떨어졌다. 후랭코프의 시즌 이닝은 96⅔이닝(17경기)으로 경기당 평균 6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했다.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는 다른 지표들과 달리 이닝은 전체 11위로 처져있던 터. 외인으로 한정하면 소사-린드블럼-윌슨-브리검-산체스-샘슨에 이어 7위다. 4일 경기 전까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없는 외인투수는 후랭코프가 유일했다. 지난달 현장에서 만난 후랭코프 역시 “이닝을 많이 소화하려면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내가 그렇지 못한 걸 인정한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런 후랭코프가 마침내 전날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7회에 마운드를 밟았다. 6회까지 92개를 던진 그는 7회 선두타자 채태인을 1루수 신성현의 수비 도움으로 아웃 처리한 뒤 앤디 번즈와 신본기를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잡고 감격의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완성했다. 이날의 총 투구수는 107개. 올 시즌 최다 투구수인 109개보다 2개가 적었다. 109개는 6이닝을 소화했을 때의 기록이다.
어떻게 보면 후랭코프의 이닝 소화에 대한 지적은 사치일 수 있다. 17경기 중 퀄리티스타트 12회에 13승을 챙긴 그에게 사실상 더 바랄 건 없다. 그러나 후랭코프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코칭스태프와 투구수 조절에 대해 상의를 거듭했다. 그 결과 17경기 만에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의 맛을 봤다. 이닝소화능력까지 장착한 무패투수 후랭코프의 향후 등판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스 후랭코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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