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넥센이 불펜진을 개편했다.
이보근이 당분간 마무리 김상수를 받치는 메인셋업맨을 맡지 않는다.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 않았다. 당분간 추격조로 활용된다. 대신 또 다른 우완 김동준과 사이드암 양현, 좌완 오주원과 이승호로 필승계투조를 꾸린다.
조상우가 이탈한 뒤 메인셋업맨 김상수가 마무리로 이동했다. 김상수와 함께 중요한 시점에 등판한 이보근이 김상수가 등판하기 전 7~8회를 맡았다. 그러나 이보근은 올스타전 당시 "6월 말부터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보근의 4~5월 평균자책점은 0.87, 2.70이었다. 그러나 6~7월에는 6.23, 13.50이다. 패스트볼의 힘이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경쟁력이 떨어졌다. 조상우가 이탈한 뒤 김상수가 마무리로 이동하면서 박빙 리드 상황서 이보근의 책임감이 커졌다.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불펜 전체가 흔들렸다.
장정석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불펜진 개편에 두 가지 의도가 있다. 일단 다소 지친 이보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장 감독은 "당분간 이보근은 편안한 상황에 내보낸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의 배려다. 물론 이보근을 시즌 막판까지 추격조로 활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장 감독은 "그동안 가장 고생했다. 홀드 1위(16개) 투수다. 상황을 봐서 다시 필승조로 기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하나. 젊은 불펜투수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예를 들어 양현은 5월 말 1군 등록 후 꾸준히 좋은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 130km대에 그친다. 그러나 벌크업에 성공했다. 느린 패스트볼보다 더 느린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유인하는 능력이 향상됐다.
우완 김동준과 좌완 이승호, 오주원도 최근 페이스가 괜찮았다. 장 감독은 "김동준은 투심과 포크볼이란 무기가 있다. 1이닝 정도를 충분히 잘 막아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선발 시험대에선 썩 좋지 않았지만, 오히려 불펜으로 통할 것이라는 예상.
좌완 이승호는 장 감독이 특별히 기대하는 자원이다. 장기적으로 넥센을 대표하는 왼손선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내부의 기대다. 장 감독은 "이승호는 커브와 체인지업 조화가 좋다. 올 시즌에는 불펜으로 뛰게 하면서 투구수를 늘리게 하고, 내년부터는 다른 선발투수들과 자리 경쟁을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쓰임새를 끌어올려 미래까지 내다보겠다는 의도다.
18일 경기서 뉴 필승계투조가 불안했다. 8회 등판한 김동준이 3점 리드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마무리 김상수가 조기 투입됐으나 유강남에게 그랜드슬램을 맞고 무너졌다.
이보근의 회복도, 젊은 불펜투수들의 전투력 향상도 시간이 필요하다. 넥센은 5위 다툼에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불펜 정비 없이는 5위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 불펜진 개편 후 단 1경기 실패로 다시 뭔가를 바꿀 수는 없다. 일단 인내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시즌 초반에 비해 불펜 구성이 확 바뀌었다. 설령 젊은 불펜투수들이 흔들려도 이보근에게 회복할 시간을 주면 시즌 막판 이보근을 중심으로 불펜진을 다시 정비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넥센 필승계투조 변화가 5위 다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보근(위), 김동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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