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이 선두의 품격을 뽐내며 60승 고지에 선착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다. 넓은 잠실구장을 쓰면서도 그에 걸맞은 수비 범위를 뽐낸다. 두산은 올해도 19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최소 실책(44개)과 수비율 1위(.987)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실책수는 두산 다음으로 적은 삼성과 9개 차이가 나며, 리그 최다 실책 롯데에 비해 무려 32개의 실책을 덜 범했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수비력이다.
두산은 이날도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격이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첫 호수비는 3회초에 나왔다.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서 유격수 김재호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오는 깊숙한 타구를 어렵게 잡아 빠르게 2루에 송구, 1루 주자를 잡아냈다. 비록 병살타에는 실패했지만 1루 주자를 잡아낸 것만으로도 박수 받는 수비였다. 이후 2-1로 리드한 5회 2사 1루에선 3루수 허경민이 정훈의 빠른 타구를 힘겹게 잡아 이닝을 끝냈다.
하이라이트는 6회초였다. 여전히 2-1로 근소하게 앞선 6회. 1사 후 타석에 4번타자 이대호가 들어섰고, 이대호는 유희관의 가운데로 몰린 공을 제대로 받아쳐 좌중간 외야로 보냈다. 타구의 궤적과 속도로 보아 장타가 예상됐지만 두산에는 중견수 박건우가 있었다. 박건우는 타구를 향해 그림 같은 슬라이딩 캐치에 성공하며 팬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두산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멈추지 않았다. 7회 선두타자 신본기의 강한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호수비로 아웃 처리했고, 이어진 한동희의 밀어 친 타구는 1루수 최주환이 멋지게 잡아 1루 베이스를 직접 터치했다.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유희관의 호투가 펼쳐졌다. 최근 12일 수원 KT전에서 2이닝 7실점 조기 강판의 수모를 겪은 그는 이날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81구 호투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스트라이크(54개)와 볼(26개)의 비율이 이상적이었고 최고 구속 132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적절히 섞으며 ‘느림의 미학’을 뽐냈다. 이어 박치국-김승회가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두산은 탄탄한 수비와 선발의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꺾고 리그에서 가장 먼저 60승 고지에 올라섰다. 두산이 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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