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신과함께-인과연’은 전작 ‘신과함께-죄와벌’이 풀어놓은 이야기 조각을 치밀하게 맞춰나가면서 1편보다 업그레이드된 비주얼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1, 2부 동시 제작으로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염을 토했다. ‘죄와 벌’과 ‘인과 연’은 한국 블록버스터의 강력한 쌍두마차로 기록될 것이다.
천년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는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삼차사의 리더 강림(하정우)은 소멸되어야할 원귀 수홍(김동욱)을 자신들의 마지막 귀인으로 정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으로 해원맥(주지훈)과 이덕춘(김향기)을 당황 시킨다. 염라대왕(이정재)은 성주신(마동석)이 버텨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하춘삼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라는 조건을 걸고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1편이 사모곡이라면, 2편은 사부곡이다. ‘죄와 벌’의 자홍(차태현)에 이어 이번엔 강림의 죄책감이 극의 중심이다. 강림이 천년전 저질렀던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둘씩 드러날 때마다 드라마는 점점 톤을 높이며 강렬한 회오리로 솟아오른다. 강림과 해원맥, 해원맥과 덕춘의 얽히고 설킨 인과 연이 고려 무신시대 변방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이 극의 마지막까지 긴장의 호흡을 끌고 간다.
강림, 해원맥, 덕춘의 천년 비밀의 해제되는 과거가 한 축이라면, 성주신이 하춘삼 노인을 지킬 수 밖에 없는 현재는 또 다른 축이다. 이승과 저승,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폭 넓고 깊이 있는 이야기는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어우러져 극의 정점으로 치닫는다.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역시 모든 감정을 서서히 응축했다가 후반부에 분출시킨다. 비밀이 풀리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대목은 ‘신과함께’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다.
하정우는 1편보다 한층 밀도 높은 연기로 몰입감을 높인다. 시기와 질투로 시작된 감정으로 되돌릴 수 없는 파국을 자초한 강림의 아픔을 인상깊게 연기했다. 새로 합류한 마동석은 유머로 극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한편, 해원맥과 덕춘의 과거를 들려주는 성주신 캐릭터를 강약을 조절해가며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주지훈은 1편에 비해 진중해진 캐릭터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누군가의 대사처럼, 나쁜 사람은 없다. 단지 나쁜 상황만 있을 뿐이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나쁜 상황에 빠진 인물들에게 따뜻한 구원의 손을 건네는 영화다. 김용화 감독은 인간의 선한 마음을 믿는다.
우리 모두가 믿어야할 가치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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