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혹시 다른 선수가 빠지면 (고)영표가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는 6월 11일에 발표됐다. 이미 1달 반 전에 매듭지었던 일이다. 그러나 최상의 선발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식을 줄 모른다. 더구나 최종엔트리에 선발된 몇몇 선수가 부진한 반면, 대표팀에 들어갈만한 성적을 내고도 탈락한 몇몇 선수가 승승장구한다.
심지어 최근 최정(SK), 차우찬(LG), 박민우(NC)가 부상으로 나란히 1군에서 빠졌다. 다친 선수는 OCA 규정상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진단서를 제출하면 엔트리를 변경할 수 있다. 때문에 최종엔트리가 어떤 식으로든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
이런 상황서 kt 김진욱 감독의 코멘트가 인상적이다. 26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속내를 털어놨다. 사이드암 고영표 얘기가 나오자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혹시 다른 선수가 빠지면 꼭 (선동열호에)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고영표는 최종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한 투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다. 올 시즌 성적은 20경기서 5승9패 평균자책점 4.76. 평범하다. 썩 좋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113개의 탈삼진은 양현종(KIA, 116개)에 이어 국내투수 최다 2위다. 세 차례 완투 역시 양현종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다.
삼진 잡는 능력을 앞세워 긴 이닝을 끌어가는 재능이 있다는 뜻이다. 물론 좌타자 피안타율이 0.379로 높다. 그러나 주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우타자를 확실히 잡는다. 우타자 피안타율 0.230으로 좋았다.
김 감독은 고영표의 장점과 특성이 아시안게임서 선동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최대적수는 대만이다. 대만을 상대로 무조건 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오른손 강타자가 많은 대만을 상대로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구체적으로 김 감독은 "국내에선 다른 팀들이 영표를 계속 상대했으니까 공략하지만, 대만 타자들이 영표 공을 처음 상대해보면 절대 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고영표 같은 스타일의 사이드암이 분명 대만 타자들에게 낯설 것이라는 뜻이다.
대만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자국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유망주까지 총 10명의 프로선수를 내보낸다. 전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무시할 수는 없다. 고영표 같은 스타일은 국제대회서 꼭 선발로 쓰지 않아도 쓰임새가 높은 건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영표의 자카르타행은 쉽지 않다. 현재 선동열호 투수 중 확인된 부상자는 차우찬이 유일하다. 심지어 차우찬의 고관절 부상은 그렇게 심하지 않은 편이다. 엔트리를 제출한 상황서 일부 부진한 투수들을 바꿀 방법도 사실상 없다.
엔트리 등락을 떠나 고영표를 아끼는 김진욱 감독의 진심이 드러났다고 보는 게 맞다.
[고영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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