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1루수 오재일의 반등으로 외국인타자 스캇 반슬라이크의 포지션이 모호해졌다.
두산의 ‘아픈 손가락’ 오재일이 마침내 타격감을 찾았다. 지난 25일 인천 SK전에 앞서 73경기 타율 .212에서 허덕이던 그는 25일 홈런 포함 3안타를 기점으로 최근 3경기 타율 .727(11타수 8안타) 3홈런 3타점 OPS 2.496의 반전을 이뤄냈다. 전날 한화전에선 팀의 대패 속에서도 혼자서 5타수 4안타(2홈런) 3득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오재일의 멀티홈런은 5월 6일 잠실 LG전 이후 83일만의 일이었다.
두산은 오재일이 살아나면서 1루수 고민을 한층 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외국인타자 반슬라이크의 활용이라는 또 다른 고민이 발생했다. 반슬라이크는 지난 8일 1군에 등록돼 6경기 타율 .105(19타수 2안타) 1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고 19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퓨처스리그 기록도 썩 좋진 않다. 말소 후 21일 고양전을 시작으로 4경기 타율 .182(11타수 2안타) 1홈런에 그치고 있다.
반슬라이크의 1군 콜업 시점은 미정이다. 25일 KIA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고 하나 아직 타격을 정상 컨디션으로 볼 순 없다. 적어도 퓨처스리그서 타율 3할 혹은 연속경기 안타는 기록을 해야 1군 등록의 명분이 생긴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아직은 2군 쪽에서 타격 및 경기 영상만 받고 있다. 콜업 시기는 아직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문제는 반슬라이크가 1군에 올라와도 마땅히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두산은 당초 반슬라이크를 1루수, 외야수, 지명타자 등으로 기용하기 위해 데려왔다. 당시에는 1루수 오재일이 부진에 빠져 있었고, 반슬라이크는 1군 6경기 중 4경기를 선발 1루수로 나섰다. 그러나 오재일의 반등으로 이제 1루수라는 선택지가 없어졌다. 오재일이 최근의 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딱히 1루수 포지션을 건들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우익수인데, 우익수 자리도 나름 조수행, 이우성, 정진호 등이 잘 메우고 있다. 정진호는 전날 한화전에서 4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터. 물론 반슬라이크가 타격감을 회복한다면 이들보다 더욱 강력한 임팩트를 풍길 수 있겠지만, 또 수비력이 걸린다.
반슬라이크는 메이저리그서 통산 좌익수로 158경기, 우익수로 453경기에 나선 경험이 풍부한 외야수다. 그러나 최근 뛰었던 마이너리그에선 주로 1루수를 맡았다. 외야 수비력도 전성기 때보다는 떨어졌다는 평가. 김태형 감독도 “오재일의 감이 좋으면 반슬라이크가 우익수로 가야하는데 딱히 외야 수비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명타자 또한 최주환 외에 양의지, 김재환 등이 체력 안배 차 번갈아 맡고 있어 반슬라이크가 압도적인 타격을 펼치지 않는 이상 들어가기 힘들다.
오재일이 살아나며 반슬라이크의 1군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두산이다. 반슬라이크 또한 2군에서 이렇다 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한 외인타자를 쓰지 않을 순 없다. 김태형 감독은 “1군 코칭스태프와 반슬라이크가 1군에 들어왔을 때를 계속해서 구상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구상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캇 반슬라이크(첫 번째), 오재일(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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