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의 아기곰 함덕주(23)가 마무리투수 첫해에 20세이브라는 의미 있는 기록에 도달했다. 당초 5선발로 평가됐던 함덕주의 마무리전환은 이른바 ‘신의 한 수’가 된 듯 싶다.
함덕주는 지난달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데뷔 첫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3-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1구 2탈삼진 퍼펙트로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마무리투수 첫해 주위의 우려를 딛고 착실히 팀의 뒷문을 지켜낸 결과였다.
그리고 전날 잠실 LG전에선 8회 1사 후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 부문 공동 2위(21세이브)로 도약했다. 마무리투수가 뒤를 든든하게 받치니 팀도 고공행진을 멈출 줄 모른다.
지난 2일 잠실에서 만난 함덕주는 “처음에는 20세이브란 기록이 의미 없게 다가왔는데 막상 하고 나니 기분이 좋다. 그러나 또 지금은 아무렇지가 않다. 그저 매 경기 잘 던지려는 생각뿐이다”라고 덤덤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을 수확한 함덕주는 올 시즌 두산의 유력한 5선발 후보였다. 그러나 비시즌 이용찬의 선발 전환이 결정되며 필승조 임무를 부여받았다. 당시만 해도 함덕주의 선발 기용을 향한 목소리가 컸지만 시즌이 100경기 이상 진행된 현재 이는 ‘신의 한 수’가 된 듯하다. 이용찬은 선발에서 10승, 함덕주는 마무리에서 20세이브라는 각각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함덕주 역시 캠프 때만해도 선발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마무리 자리가 만족스럽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잘하고 있으니 마무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선발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맡은 임무를 잘하고 싶다. 올해는 마무리 보직에 만족한다”라고 웃었다.
함덕주의 상승세 뒤에는 폭염에도 끄떡없는 체력이 있다. 함덕주의 7월 8경기 성적은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38. 이에 대해선 “오히려 땀이 많이 나니까 몸이 더 잘 풀린다. 그 동안 1군에서 이 시기가 항상 좋았다. 그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자신감도 생기고 구위도 좋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주일에 5~6회는 냉면을 먹는 것 같다. 보양식보다는 냉면으로 여름을 버티고 있다”라고 비결을 덧붙였다.
함덕주는 더위에 긴 이닝을 치러야 하는 선발투수들과 야수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다. “다른 형들이 너무 더울 텐데 내가 미안할 정도로 짧게 던진다”라고 멋쩍게 웃은 그는 “그렇기에 뒤에서 잘 막으려는 생각이 더욱 크다. 짧은 이닝에 최대한 집중해 수비를 빨리 끝내는 게 내가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함덕주의 남은 시즌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두산의 통합우승이다. 일단 그는 “지금의 좋은 감을 아시안게임에서도 유지하고 싶다. 어차피 인도네시아도 덥다고 하는데 난 더운 날 더 잘 한다. 이왕 가는 거 금메달을 꼭 따서 돌아오고 싶다. 그래야 더 좋은 일도 생긴다”라고 아시안게임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함덕주는 이와 함께 “계속 두산이 1위를 하면서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 지금 모습을 유지해 앞으로 계속 팀의 1위에 기여하고 싶다. 올해는 나도 잘하고 팀도 잘하고 있어 더 좋다”라고 두산의 승승장구를 기원했다.
함덕주에게 끝으로 마무리투수의 매력을 물었다. 함덕주는 “경기를 끝낼 때가 가장 멋있다. 타이트한 상황을 막아내고 다 같이 하이파이브하는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함덕주. 사진 =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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