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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가장 예원다웠다. 가수 겸 배우 예원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에서 극중 설비서로 분하며 과거 대중이 그에게 반했던 지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매력을 여과 없이 발휘했다. 배우로서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난 예원은 설비서와 같은 유쾌함을 뿜어내다가도, 진중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최고 시청률 8.7%(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예원도 분명히 흥행의 덕을 본 수혜자였다. 그러나 들뜸 대신 더욱 조심스럽고 면밀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정도까지의 흥행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너무 잘 돼서 좋아요.(웃음) 시청자 분들의 관심을 실감하기도 해요. 제가 어딜 가면 예원이 아니라 '설비서'로 봐주시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예원이 연기하네?'라는 반응이었다면 지금은 '설비서다!'라고 해주세요. 설비서로 살아가는 듯한 기분까지 들어요. 그저 기억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허당 비서 설마음 역의 예원은 직속상관인 박유식 역의 강기영과 극의 활력을 책임졌다. 1일 1실수를 저지르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졌지만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는, 감초 중 감초였다.
"박준화PD님이 저보고 '실수를 하고 나서 그냥 해맑게 웃어라.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웃어라'라고 디렉팅해주셨어요. 그게 다행히 먹힌 거 같아요.(웃음) 강기영 오빠가 잘 받아준 덕이에요. 상대방이 잘 받아주지 않으면 미울 수도 있거든요. 덕분에 저도 좋게 보인 거 같아요."
캐스팅이 아닌, 직접 오디션 과정을 거쳐 설비서 배역을 얻어낸 예원의 무기는 캐릭터와 본인의 싱크로율이었다. 실제 박준화PD는 예원에게 "네가 실수를 하면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이에 예원은 "나랑 많이 닮았다. 항상 웃고, 허당기 많고, 자주 깜빡하는 면모가 비슷하다"며 "제 실수로 주변 사람들이 '빵' 터지곤 한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까지 과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워낙 제 평소 모습이랑 설비서랑 비슷해요. 제가 막 똑부러지는 타입은 아니거든요.(웃음) 더 발전시키려고 실수하는 리액션을 많이 연습했어요. 어떻게 보면 뻔해질 수도 있거든요. 신경을 썼더니 나중엔 몸에 익었어요. 스태프 분들이 '실수하는 건 프로가 됐다'고 해주시더라고요. 하하."
봉세라 역의 황보라의 주도하에 잦은 회식을 가졌다는 '김비서'팀. 앞서 박서준, 박민영을 비롯한 강홍석, 황보라 등 또한 유난히 친밀한 현장 분위기를 자랑하기도 했다. 예원은 "저희끼리 놀러간 것처럼 웃음이 끊이질 않는 현장이었다"며 "회식을 자주 가졌으니 현장에서 보면서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고 출연진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는 부속실 소속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감독님이 저를 부속실로 자주 보내려고 하셨어요. 가서 놀라고.(웃음) 그래서 MT 장면도 특별히 같이 보내주셨어요. 하지만 비서 특성상 사장님 곁을 비우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강기영 오빠와 대다수 장면을 소화했죠. 그 덕분에 더욱 제 캐릭터가 보일 수 있었지 않나 싶어요. 감사해요."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바로 강기영과의 러브라인. 주인공 박민영(김미소 역), 박서준(이영준 역)커플부터 황보라(봉세라 역), 강홍석(양비서 역) 커플, 그리고 표예진(김지아 역), 황찬성(고귀남 역)까지 러브라인 대홍수 속에서 설비서의 짝은 없었다. 예원 또한 은근한 아쉬움을 내비쳐 웃음을 자아냈다.
"조금 아쉬웠어요. 저도 박 사장님과의 러브라인을 기대하긴 했는데 전 와이프(서효림)님이 계셨잖아요. 제가 감히 넘볼 수 없죠. 사실 일부러 조금씩 러브라인인 것처럼 표현하긴 했어요. 제가 사장 사무실을 나갈 때 슬쩍 쳐다본다든지, 그런 것들이요. PD님도 만족하시면서 계속 그렇게 아련하게 쳐다보라고 이야기해주셨어요.(웃음) 하지만 두 분을 이어준 결정적 역할을 한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어요."
한편, 예원은 방송인 김성주와 배우 소유진이 MC로 나선 예능 프로그램 '식구일지'를 통해 시청자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사진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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