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
2017년 KIA 통합우승 당시 풀타임 4번 타자는 최형우였다. 그러나 올 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3번 타자로 나선다. 반면 5월부터 3번 타자로 자리잡은 안치홍은 후반기부터 꾸준히 4번 타자로 출전했다.
물론 최형우가 5일 광주 두산전, 7일 고척 넥센전에 4번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안치홍이 등 통증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한 경기였다. 안치홍이 선발라인업에 돌아오자 김기태 감독은 다시 최형우 3번-안치홍 4번을 고수한다.
갑자기 결정한 게 아니다. 김 감독은 6월 8일 부산 롯데전, 6월 20~21일 광주 NC전서 최형우 3번-안치홍 4번을 테스트했다. 안치홍의 전반기가 엄청났다. 작년 주전타자들 중 유일하게 성적이 올랐다.
반면 최형우는 출루율은 여전히 괜찮다. 그러나 예년보다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이 다소 감소했다. 김 감독은 최형우를 한 타순 앞에 배치, 특유의 장점을 살리면서 4번 특유의 부담감을 떨쳐버리길 기대했다. 안치홍에게 4번 타자를 맡겨도 잘 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후반기가 시작하고 약 1개월이 흘렀다. 김 감독에게 11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두 사람의 타순을 맞바꾼 효과에 대해 묻자 "팀 성적을 볼 때 성공이라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후반기에 두 타자의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최형우는 11일 오랜만에 4안타를 터트렸다. 그러나 후반기 타율 0.208 4홈런 12타점 12득점이다. 최근 10경기 타율 0.263 2홈런 8타점 6득점. 전반기에 장타력이 떨어진 듯해도 애버리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애버리지도 다소 떨어졌다.
안치홍은 후반기 타율 0.329 3홈런 14타점 16득점이다. 괜찮은 성적이다. 그러나 폭발적이던 전반기에 비해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최근 10경기서 더욱 좋지 않다. 타율 0.237 3홈런 9타점 6득점. 18점을 폭발한 11일 경기서도 6타수 1안타로 비교적 잠잠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적어도 휴식기 전까지 3번 최형우-4번 안치홍을 흔들 생각은 없다. 큰 효과를 보지 못했으나 팀 타선 상황과 두 타자의 스타일, 컨디션을 두루 감안할 때 최선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3번 최형우-4번 안치홍의 성공은 일단 최형우에게 달렸다. 11일 인천 SK전서 고스란히 보여줬다. 테이블세터 로저 버나디나, 이명기와 최형우가 동시에 터지자 득점력이 극대화됐다. 최형우가 테이블세터가 차린 밥상을 해결하거나 연결하면서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고, 김주찬과 이범호가 해결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3번 타자는 무조건 1회에 타석에 들어선다. 1회에 테이블세터가 출루하면 어떻게든 최형우에게 기선을 제압할 기회가 주어진다. 꼭 장타를 치지 않더라도 애버리지를 끌어올리면 3번 타자 최형우는 KIA 타선에 큰 도움이 된다. 선발야구가 필요한 KIA에 기선제압은 상당히 중요하다.
최형우가 3번 타순에서 장타와 타점 페이스까지 끌어올리면 금상첨화다. 활발하게 출루하거나 한 방을 치면 4번 안치홍에 대한 견제도 분산되면서 안치홍도 살아날 수 있다. 11일 경기서는 1안타에 그쳤지만, 최형우가 살아난 뒤 페이스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KIA로선 11일 최형우의 홈런 포함 4안타 3타점 활약이 고무적이다. 최형우는 "아직 타격감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내 타격감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기서 이기는 것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3번 타순에서 철저히 팀을 위한 타격을 하겠다는 의지. 3번 최형우-4번 안치홍 시너지 극대화의 출발점이다.
[최형우와 안치홍(위), 최형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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