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브카시 이후광 기자] 승리에도 조현우(대구)가 그리웠던 한판이었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지난 23일(한국시각)대회 남자 축구 16강전 이란과의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착지 과정에서 다리 쪽에 통증이 찾아왔고, 현지 병원 MRI 검진 결과 좌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이 충격을 받아 다소 부어있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휴식이 필요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이날 선발 골키퍼로 송범근(전북)을 택했다. 송범근은 K리그1 최강팀 전북의 주전 골키퍼를 맡고 있다. 지난해 FIFA U-20 월드컵에서도 주전 골키퍼를 맡으며 한국의 골키퍼 기대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지난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서 석연치 않은 플레이로 2실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송범근은 조현우의 부상에 선발 골키퍼라는 중책을 안았다. 전반전은 평범했다. 무난한 수비 조율과 함께 31분에는 유린보에프의 오른발 땅볼 슈팅을 낮은 자세에서 안전하게 막아내기도 했다. 벤치에 앉아있던 조현우는 전반전 종료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송범근의 등을 두드려줬다.
문제는 후반이었다. 2-1로 앞선 후반 8분 우즈베키스탄의 마샤리포프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 앞쪽의 애매한 지점에 떨어졌다. 골키퍼가 앞으로 나올 법도 했지만 일단 송범근은 자기 자리를 지켰고, 공을 이어받은 알리바에프가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송범근의 판단이 다소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후반 12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알리바에프가 페널티지역 정면 외곽에서 왼발로 슈팅을 때렸는데 공이 황현수를 맞고 굴절된 뒤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송범근은 손을 쓸 수 없었던 상황. 불운까지 겹치며 그는 이날 3골을 허용했다. 근본적으로 한국의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조현우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국은 3실점에도 연장 접전 끝에 황희찬의 페널티킥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넘어 4강에 진출했다. 조현우의 공백을 넘어선 값진 승리였다.
[송범근. 사진 = 인도네시아 브카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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