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브카시 이후광 기자] “(황)희찬이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27일 저녁(한국시각)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이 열린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3-3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에서도 접전이 계속된 가운데 경기 종료를 5분여 앞두고 이날 해트트릭의 주인공 황의조가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는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아니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역시 아니었다. 이날 나상호(광주)를 대신해 후반부터 투입된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페널티킥 스팟에 섰다. 그는 연장 후반 13분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왜 페널티킥의 키커가 황희찬이 됐을까.
전날 경기 후 만난 손흥민이 그 배경을 밝혔다. 당초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려 했지만 그 순간 황희찬이 손흥민을 포함한 선수들에게 다가가 키커를 향한 욕심을 나타냈다. 손흥민은 “원래는 내가 차려고 했는데 (황)희찬이가 자신감을 나타냈다. 얼굴 표정부터 자신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손흥민이 황희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황희찬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손흥민은 이어 “희찬이는 내가 참 좋아하는 선수다. 이번 대회서 경기를 하면서 힘들었을 것 같았고, 그런 상황을 생각해서 차게 했다. 사실 어떻게 차는지 정확히 보진 못했다. 그냥 골을 넣어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세부적인 내용을 덧붙였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서 유독 마음고생이 심했다. 각종 해프닝들로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여기에 조별리그 1차전 득점 이후 공격력까지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며 3차전부터 아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그런 동생의 기를 살리기 위해 선뜻 페널티킥을 양보했다.
공격수 황의조의 마음 역시 같았다. 그는 “페널티킥을 얻자마자 (황)희찬이가 차겠다고 했다”라고 손흥민과 같은 말을 하며 “희찬이를 믿었다. 잘 차서 넣어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 골로 희찬이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황희찬. 사진 = 인도네시아 브카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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