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18점차 승리였지만, 경기내용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선동열호가 험난한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홍콩과의 B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21-3, 18점차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별예선에서 2승 1패를 기록, 대만에 이어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최종결과는 18점차 승리였지만, 경기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은 일전이었다. 객관적 전력 차가 큰 팀과의 경기인 만큼, 한국이 바란 최상의 시나리오는 콜드게임이었다. 하루 휴식 후인 오는 30일 열리는 일본전에 앞서 불펜진의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수많은 찬스에도 콜드게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9이닝을 모두 소화한 끝에 경기를 마쳤다. 9회초에만 4홈런을 터뜨리며 18점차 승리를 만들었지만, 한국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이유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가시밭길을 넘어야 한다. 슈퍼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둬도 결승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다. 한국은 오는 30일 일본과의 맞대결이 확정됐고, 이어 중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일본이 대만을 제압한다면 한국-일본-대만은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TQB(팀 퀄리티 밸런스)를 통해 결승에 진출할 팀들의 윤곽이 가려진다. TQB는 (총득점/총 공격이닝)-(총 실점/총 수비이닝)으로 계산, 상위 두 팀에게 결승행 티켓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201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적용된 바 있으며, 한국은 이 대회서 1라운드에 2승 1패를 기록하고도 TQB에서 밀려 2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경험이 있다.
물론 일본과의 맞대결서 2점차 이상의 승리를 따낸다면, 한국은 타 팀들의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에 1점차 진땀승을 따내고 일본이 대만을 제압한다면, 한국의 결승행 여부는 TQB에 의해 결정된다. 잔여경기에서 고득점, 최소한의 실점을 위해 전력을 쥐어짜는 경기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만과 일본이 이번 대회서 아마추어 위주로 선수단을 꾸린 반면, 한국은 전원을 프로선수로 구성했다. 대만전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의 몸값만 해도 대만 선수단의 총 연봉을 더한 것보다 높았다.
이미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만으로도 한국은 자존심에 금이 간 셈이다. 홍콩을 상대로 기대했던 콜드게임마저 따내지 못한 한국이 오는 30일 열리는 한일전에서는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까. 선수단이 ‘2승을 추가해도 결승에 못 오를 수도 있다’라는 위기의식을 새겨야 할 시기다.
[한국 야구대표팀.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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