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상류사회’는 한국 재벌의 치부를 직진으로 파헤친다. 최상류층으로 군림하며 온갖 권력을 휘두르고 헛된 욕망을 채우며 한국사회를 좌지우지한 재벌의 추악한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는 어디선가 많이 보고 들은 것들이다. 신문의 톱뉴스를 장식하고 해외에서도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봤던 재벌의 불법 비자금 세탁과 일탈적 성매매 등을 에두르지 않고 담아냈다.
극중 미술관 관장을 꿈꾸는 큐레이터 수연(수애)은 미술품 거래를 통한 재벌의 비자금 세탁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해낸다. 그는 브로커와 짜고 거액에 낙찰 받아 가격을 올린 다음 그림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는다고 옛 애인이었던 작가(이진욱)에게 설명해준다.
이는 2010년대 초반 대기업의 비자금 창고 노릇을 했던 모 갤러리의 실제 사건과 거의 흡사하다는 평이다. 당시 갤러리 대표는 재벌의 비자금을 세탁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래그룹 한용석(윤제문) 회장의 성에 대한 일그러진 집착 역시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재벌들의 성접대를 떠올리게 한다. ‘별장 성접대’, 모 재벌의 성관계 동영상, 장자연 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 재벌의 성추문은 해를 거르지 않고 터져 나왔다. ‘상류사회’는 실제 일어났을 법한 사건을 과감하게 그려내 최상류층의 추악한 민낯을 저격한다.
조폭 백광현(김강우)이 국회의원 등과 짜고 극중 ‘시민은행’을 빌미로 비자금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것 역시 서민의 피눈물을 자아내게 했던 모 저축은행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다.
극중 경제학 교수 태준(박해일)과 수연 부부는 상류사회에 진입하고자하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태준은 국회의원, 수연은 미술관 관장의 욕망을 향해 몸을 던진다. 이들의 헛된 꿈은 재벌과 정치권의 먹잇감으로 이용되고, 부부는 거미줄처럼 연결돼있는 재벌, 조폭, 미술계의 커넥션에 걸려들어 막다른 골목에 몰린다. 이들이 ‘욕망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무엇일까.
‘상류사회’가 던지는 질문이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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