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보고르 이후광 기자] 김학범 감독의 눈은 옳았다.
골키퍼 조현우(27, 대구)는 당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와일드카드 후보군이 아니었다. 당초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공격진 및 수비진 보강에 초점을 뒀다. 골키퍼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조현우가 지난 7월 러시아월드컵의 눈부신 선방쇼로 단숨에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아직 병역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던 터. 결국 김 감독은 플랜을 바꿔 와일드카드 1장을 베테랑 조현우에게 쓰기로 결정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조현우의 존재감은 컸다. 남다른 반사신경을 활용한 선방은 기본이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 수비진의 최후방을 담당하며 중심을 잡았다. 대표팀 수비진은 “뒤에 (조)현우 형이 버티고 있어 안정감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조현우는 지난 이란과의 16강전 도중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강한 충격을 입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 아래 8강전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오지 못했고, 송범근이 대신 나섰지만 공교롭게도 3점을 헌납했다. 조현우의 공백이 느껴진 한판이었다.
조현우는 지난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100%의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반사 신경과 수비 조율 능력은 여전했다. 비록 프리킥으로 한 골을 실점했지만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절묘한 골이었다.
조현우는 결승전에서도 빛났다. 일본의 극단적인 수비로 존재감을 돋보일 기회가 많이 없었지만 역습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반 38분에는 일본의 주장 미요시 코지가 측면을 파고들다가 슈팅한 공을 펀칭해내며 팀을 구해냈다. 비록 코너킥으로 1점을 내줬지만 1-2로 추격 당한 연장 후반 위기 상황서 노련하게 루즈볼을 처리한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결국 이날 이승우, 황희찬의 골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2-1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조현우의 이번 대회 실점은 단 2점. 조현우의 안정감을 높이 산 김학범의 눈은 정확했다.
[조현우. 사진 = 인도네시아 보고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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