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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는 드라마. 하나의 메시지를 향해 달려 온 드라마. '라이프'가 막을 내렸다.
1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Life)'(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 마지막 회는 구승효(조승우)가 탄 차에 뛰어든 예진우(이동욱)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누구와 싸울 겁니까? 방법을 알고 있죠? 사장님의 영혼은 누구 껍니까?"라는 예진우의 절박한 질문을, 구승효는 묵묵히 받아냈다.
그리고 조남형(정문성) 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그를 찾아간 구승효.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구승효에 대한 해고 통보였다.
술렁이는 상국대학병원. 그 와중에도 오세화(문소리)와 주경문(유재명)은 현재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심했다. 환경부장관을 찾아가 폭로를 하지 않는 대가로 조남형이 병원 경영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거래를 제안한 것이었다. 의외의 일격을 맞은 조남형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구승효는 그런 조남형에게 수습책을 조언하며 "병원을 조각내지 말아주십시오. 찢는 것만큼은 하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마지막 부탁을 남겼다. 오세화를 만나 앞으로 병원이 화정그룹을 상대로 주의해야할 점을 조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진을 만난 구승효는 "누군가에게 들은 말을 여러분께 하려고 합니다. 미래의 의료기관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가진 자들을 위한 곳이 될 것이다라고요. 얼마나 버틸 것인가? 기본이 변질 되는 것을 얼마나 저지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여러분의 손에 달린 것이겠죠. 무너질 사람, 버텨낼 사람, 거슬러 오를 사람, 완벽하지도 않고, 우월하지도 않지만 끝내 도달할 사람이 여러분 중에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제가 잠시나마 몸을 담은 상국대학병원을 지켜보겠습니다. 여러분의 10년, 20년 후를 지켜보겠습니다. 건승하십시오"라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겼다.
화정 그룹은 상국대학병원에 대한 개입을 잠시나마 멈췄고, 혼란은 수습국면에 들어갔다. 예진우도 잠시 상국대학병원을 떠나게 됐다. 의료진이 다가오는 또 한 번의 싸움을 준비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장이 상국대학병원에 도착했다.
'라이프'는 16회에 걸쳐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려왔다.
가장 빛난 것은 배우 이동욱, 조승우, 문소리, 유재명, 문성근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이동욱은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 예진우로 분해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고, 냉철한 승부사 구승효 역의 조승우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왜 자신이 악역으로 불릴 수 있는 인물을 택했는 지를 증명했다. 몸을 구성하는 요소들처럼 '라이프' 속 배우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별한 메시지도 있었다. '라이프'는 16회를 통해 의료 분야에 시장의 논리가 더 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짚어냈다. '비밀의 숲'을 통해 검찰과 법조계의 지난한 악습, 비리층의 폐단을 그린 이수연 작가는 '라이프'를 통해 또 한 번 노련하게 이 어려운 이야기를 극으로 만들어냈다. 더 할 나위 없는 웰메이드 메디컬 드라마 '라이프'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됐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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