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우선 위의 사진은 '좌우반전' 효과를 낸 것이 아니다.
최정(SK 와이번스)은 올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한창 홈런 1위에 올라 있을 때도 타율은 2할대 중반에 그쳤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한 때 20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고투저'가 문제가 되고 있는 시대, 최정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 나날이 타율이 떨어졌고 한 때 .235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당연히'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은 가장 낮다.
최정 본인에게도 너무나 낯선 날들이다. 최정이 교타자는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타율이 낮은 타자도 아니었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시즌 타율이 .288로 내려간 적이 없다. 올시즌 .239라는 타율에도 통산 타율 .290을 기록 중이다.
괴로운 날들의 연속인 지난 12일 KT전. 경기 전 연습 때 최정은 한동안 계속 왼쪽 타석에서 타격 연습을 했다. 물론 밸런스 훈련 일환으로 타자들이 반대 타석에서 가끔씩 연습할 때도 있지만 그 시간이 길지는 않다. 반면 최정은 한동안 계속 좌타석에 서 연습했다.
이에 대해 트레이 힐만 감독은 "본인의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쯤 해서 떠오른 사실 하나. 최근에는 '좌타자' 최정이 낯설지만 그는 실제 경기에서 좌타자로 나선 적이 있다.
10년 전인 2008년이다. 그는 2007년 주전 3루수로 발돋움하며 공수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시즌 타율은 .267로 높지 않았지만 16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투수와 좌투수 상대 성적 편차도 크지 않았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287, 좌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281를 기록했다. 홈런의 경우 우투수를 상대로 때린 숫자가 일방적으로(우투수 12개, 좌투수 3개) 많았다.
고민거리는 잠수함 투수와의 대결이었다. 58타수 9안타, 타율은 단 .155였다. 홈런도 단 1개 뿐이었다.
최정의 선택은 '스위치 히터' 변신이었다. 이미 2007시즌 전에도 스위치히터를 시도했던 그는 2008시즌 이를 실행에 옮겼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우투수 때 좌타석에 서는 일반적인 스위치히터와 달리 잠수함 투수가 나올 때만 좌타석에 선 것.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이었다. 2007시즌 .155에 그쳤던 잠수함 상대 타율은 2008년 .303(33타수 10안타)로 올라갔다. 시즌 타율이 2007년 .267에서 2008년 .328로 급격히 올라간 가운데 잠수함 투수 상대 타율도 반전을 이뤄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좌타자' 최정은 장타력까지 겸비하지 못했다. 홈런은 한 개도 없었으며 10개 안타 중 장타는 딱 1개 뿐이었다.
그 후 최정은 스위치히터를 단념, 우타자에 전념했고 중장거리 타자를 넘어 홈런 타자가 됐다.
(비록 올시즌 활약과는 거리가 있지만)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으면 들을 수 있는 최정의 수식어인 '야구천재'라는 단어가 어울렸던 그의 2008년이다.
[2008년 최정이 좌타석에 들어서 타격하는 모습.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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